누군가에게는 더럽고 지저분한 길고양이일 뿐이지만, 이치마츠의 삶에 있어서는 더할 나위없이 중요하다.

 고양이들이 집을 찾아오지 않거나 언제나 나타나는 장소에 나타나지 않으면, 그는 점점 우울한 상태가 되어간다. 우울하달까, 안색을 보면 꼭 아픈 사람 같다.

 최근 거리를 배회하는 고양이들에 대한 혐오가 증식되면서 화제가 되고 있으니, 걱정이 될만도 하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는 그의 기분을 이해할 수 있다.

 그래서 그를 위해 작은 선물을 준비했다.

 …

 …

 …

 "이치마츠, 있어?"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문을 열어 방 안으로 들어간다. 주위를 둘러보니 오소마츠는 탁상 앞에, 카라마츠는 창틀에 앉아 책을 읽고 있고, 이치마츠는 어제와 마찬가지로 소파에 축 처진 채로 누워 있다. 다른 세 사람은 외출중인 것 같다.

 나는 손에 든 화분을 놓치지 않도록 조심스러운 발걸음으로 이치마츠에게 다가갔다.

 "이치마츠, 잠깐 일어나봐."

 "건드리지 마."

 그의 목소리가 평소보다 두껍다. 상당히 짜증이 일고 있다는 뜻이다. 내가 도움이 된다면 좋겠지만… 그다지 확신이 없다. 문득 조금 불안해진다.

 "내가 뭘 좀 사왔어."

 팔을 붙잡고 흔들자 그가 하는 수 없이 상체를 일으켜 앉는다. 아니나다를까 얼굴이 말이 아니다.

 "뭐야, 그거. 풀이잖아."

 "그냥 풀이 아니라 허브야. 캣민트라고 해."

 "캣… 민트?"

 "고양이들이 이 허브의 냄새를 엄청 좋아해서 그렇게 이름을 붙였대. 베란다에 두려고 하는데, 일단 옮겨심어야 돼. 같이 할래?"

 "으, 응…"

 조금 놀란 듯한 표정이지만, 지금은 그것으로 좋다. 이렇게나마 생기가 돌아와서 다행이다. 이대로 기다리면 언젠가 웃어주겠지.

 …

 …

 …

(며칠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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