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을 먹고난 뒤 2층으로 이어지는 계단을 오르던 나는 얼핏 귀에 익은 동물의 울음소리가 들려와 무심코 걸음을 멈추었다. 잘못 들었나, 하고 생각하며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노라면, 뒤에 있던 이치마츠가 갑자기 나를 지나쳐 뛰어올라갔다. 그 모습을 보니 확실한 것 같았다. 나는 기쁨과 안도의 웃음을 지으며 베란다가 있는 형제들의 방으로 향했다. 먼저 도착한 이치마츠는 이미 웅크리고 앉아 그곳에 있는 고양이들을 쓰다듬고 있었다.
"다행이다, 돌아와서." 나는 이치마츠와 마찬가지로 그의 곁에 앉아서 푸른 잎사귀에 몸을 비비적 거리고 있는 고양이의 수염을 장난스레 건드렸다. 오랜시간동안 이치마츠를 따라 고양이들과 어울리다보니, 어느덧 그들에 대해서 잡다한 지식을 꽤 많이 알게 되었다. 가령 가장 기분이 좋을 때 내는 울음소리라던가. 그들은 확실히 캣민트의 냄새에 흠뻑 취한 듯 보였다. "린, 나나. 너희들 그동안 어디 있었어? 이치마츠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 암고양이 린은 마치 내 말에 대답이라도 하듯이 야옹─ 하며 울었다. 그 옆에 일 자로 늘어져 있던 나나도 내 손가락에 뺨을 부비적거렸다. "저기…" "응?" 이치마츠는 나와 시선을 마주치지 않고 계속 고양이를 쓰다듬으며 잠시 뜸을 들였다. 망설이고 있었지만 딱히 불편한 이야기를 꺼내려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단지 내 웃는 얼굴에 쑥스러워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진작에 말했어야 했는데… 그… 고마워." "뭐라고? 안 들려." "고맙다고." "헤헷─." 내가 손가락으로 코를 부비적거리며 능청스레 웃자, 그는 고개를 옆으로 돌리며 가볍게 실소를 내뱉었다. "쥬시마츠가 가르쳐줬어." "?" "이렇게 하면 이치마츠에게 포인트를 겟♡할 수 있을 거라고." "……." 따뜻한 봄의 햇살에 꽃이 피듯이, 그 속에서 얼굴을 붉히는 남자는 누구라도 예쁘다. ──그렇게 생각하며, 나는 손에 턱을 괴고 이치마츠를 지그시 바라보았다. "뭘 봐…?" "그냥, 이치마츠의 부끄러워하는 얼굴 오랜만에 보는구나 싶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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