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아."

 노을이 내려앉은 거리. 이치마츠가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 내게 내민다.

 "이게 뭐야?"

 주는 것이니 일단 두 손으로 정중이 받긴 했는데. 납작한 직사각형의 작은 상자가 예쁘게 장식되어 있다. 오늘이 무슨 날이었던가? 아니, 오늘 내가 누군가에게 선물을 받을만한 이유는 딱히 없다. 그것도 고양이밖에 챙길줄 모르는 이치마츠에게.

 "집에 가서 열어봐."

 "응."

 내가 고맙다는 말을 하기도 전에 이치마츠가 덧붙여 말한다.

 "내일 그거 하고 나와."

 하고 나오라니……. 혹시 몸에 착용하는 건가?

 "그… 나 너의 취향 같은 거 전혀 모르고, 마음에 들지 안 들지 모르겠지만, 성의를 봐서라도."

 나는 어리둥절한 마음에 멍하니 넋을 놓고 있다가 조용히 입가에 미소를 띠었다.

 "알았어. 꼭 할게."

 그 뒤 우리는 함께 집으로 돌아왔다. 어쩌면 나는 산책을 하려던 것이 아니라, 줄곧 이치마츠를 찾고 있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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