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외출을 했다가 더위가 슬슬 괴로워지는 이른 오후 즈음 집으로 돌아왔다. 외출을 했던 형제들이 아직 돌아오지 않은 듯, 집안은 고요하고도 썰렁했다. 나는 오는 길에 마트에 들러서 사온 식재료들을 냉장고에 넣어두고서 자신의 방이 있는 2층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복도 위를 걷다가 형제들의 방 앞에서 걸음을 멈추었다. 문득 현관에서 보았던 오소마츠의 신발이 떠올랐다. 살며시 문을 열자, 텅 빈 방이 시야에 들어왔다. 오소마츠는 베란다에서 전화기를 붙잡고 이리저리 서성이며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있었다. 나는 발소리를 죽이고 방 안으로 걸어들어가 베란다의 문을 열었다.

 "알았어…"

 "끊을게."

 통화를 마친 오소마츠는 인기척을 느낌과 동시에 뒤를 돌아보았고, 환하게 웃으며 나를 두 팔로 끌어안았다.

 "왔어─?"

 "응."

 "다들 나만 놔두고 나가버려서 쓸쓸했어─." 그가 품에 안긴 나를 좌우로 흔들며 능청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그런 오소마츠의 팔을 조심스레 떼어내고서 그에게 물었다.

 "방금 누구랑 통화했어?"

 "토토코짱."

 "무슨 얘기 했는데?"

 "비밀─."

 꽤 진지했던 내 질문에, 그는 농담을 할 때처럼 웃으며 대답했다. 나는 저도 모르게 눈썹을 찌푸렸다.

 "뭐야, 나를 의심하는 거야?"

 "됐어. 나중에 토토코에게 물어보면 되니까."

 나는 그렇게 말하고서 방으로 돌아가려 했다. 그런 내 팔을 오소마츠가 서둘러 붙잡았다.

 "그건 좀…"

 "뭐야!"

 오소마츠는 평소이상으로 능글맞게 웃으며 내게 다가와, 뒤에서 내 허리에 팔을 둘렀다.

 "그냥 모른 척 해주라─."

 "뭐하는 거야! 놔!"

 내가 화를 내듯이 소리쳤지만, 그는 내게서 떨어지기는 커녕 두 팔에 더욱 힘을 주었다.

 "아아아아아아앙──.♡"

 "시끄러!!! 굵직한 목소리로 이상한 소리 내지 마!!! 징그러워!!!"

 결국 그 날 오소마츠는 자신이 토토코와 전화로 무슨 얘기를 했는지 끝내 나에게 말해주지 않았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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