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승을 부리는 무더위로 좀처럼 기운이 나질 않고 신경이 예민해져서, 오랜만에 토토코와 함께 기분전환겸 쇼핑을 하러 나왔다. 여자들끼리 만났을 때 늘 그렇듯, 우리는 시원한 음료를 하나씩 손에 쥐고서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옷과 액세서리 등을 구경했다.

 "이건 어때?"

 "귀여워."

 토토코가 자주 이용하는 옷가게에서 서로의 모습을 봐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중, 나는 나풀거리는 레이스 사이에서 유독 눈에 띄는 스커트 하나를 발견하고 그것을 꺼내들었다. 깔끔하게 왁싱이 된 하늘색의 진에, 입으면 무릎이 훤히 드러날 것 같은 짧은 길이의 스커트였다.

 "그거 잘 어울릴 것 같은데!"

 토토코가 내게 말했다. 그러나 나는 조금 우울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너무 짧아서… 보나마나 오소마츠가 뭐라고 할 거야."

 "남자에게 여자의 패션에 간섭할 권리 따위 없습니다─. 그저 친구사이일 뿐이라면 더 그렇지요─?"

 나는 토토코의 웃는 얼굴을 보며 잠시 망설이다가 끝내 결심을 했고, 고개를 한 번 끄덕인 뒤 스커트를 가지고서 카운터로 향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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