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짱~? 으응 그래~. 껴~.”

 내가 먼저 말을 꺼냈는데도 아무렇지 않은 듯이 팔을 내어주니 도리어 이쪽이 당황스럽달까, 괜히 더 민망해지는 듯한 기분이 든다. 하지만 뭐라고 해도 거절당하는 것보다는 나으려나.

 두어 번 헛기침을 하고는 조심스레 손을 뻗어 토비에게 팔짱을 낀다. 전부터 생각했던 거지만 정말 듬직한 팔이다.

 “이렇게 붙어 있으니  너라고 해도 가슴이 닿는구나~. 헤에~.”

 “(빠직)”

 토비가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없다. 작은 가슴이지만 최근에는 데이다라가 나름 귀여워해주고 있으니까, 그거면 됐다. 단지 그거면 된 것인데… 크윽, 분하다. 여자의 자존심에 금이 간다. 토비도 데이다라처럼 큰 가슴이 좋은 거구나. 딱히 그런 말은 하지 않았지만 분명 그럴 것이다. 남자는 다 똑같으니까.

 그런데 이 와중에 어째서 자꾸만 토비의 떡 벌어진 어깨에 시선이 가는 걸까. 정말 넓다. 한 번 쯤은 기대어보고 싶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내가 집적거리는 듯한 그림이 될 것 같다. 이미 팔짱을 끼고 있으니 여기서 더 간다고 해도 별반 다를 것은 없나. 속으로 이런 고민을 하고 있는 것 자체가 이상하다. 친구 같은 사이니까 어깨 정도는, 잠깐 기대는 것 정도는 괜찮겠지.

 토비의 어깨에 살며시 머리를 기대… 는 것은 안 되는구나. 키 차이가 너무 나서 팔에 이마를 대는 것이 고작이다. 방금 전에 고민을 했던 자신이 문득 바보처럼 느껴지지만 차라리 잘 됐다. 이렇게 하면 쓸데없이 달달한 분위기가 만들어진다던지 하는 일은 없을 테니까. 하지만 정말 좋은 몸이라는 것은 부정할 수가 없다. 닿는 곳 마다 단단한 근육이 느껴진다.

 “토비는 어떻게 이런 몸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는 거야?”

 나이를 먹어도 관리만 잘 한다면야 무리일 것도 없겠지만은 토비의 경우 전투 시에 별로 싸우지도 않는데다가 식사를 언제나 병량환으로 대체한다. 그렇다고 평소에 딱히 단련을 하고 있는 것 같지도 않고, 참으로 묘하지 않을 수가 없다.

 “타고난 거 아닐까~.”

 뭐 그럴 수도 있겠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인데, 그 동안 몸매를 가꾸기 위해 피눈물도 마다하지 않았던 나의 노력이 문득 허무하게 느껴져서 괜스레 심술이 난다. 나이는 똑같이 먹는 것인데 천생부터가 불공평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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