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 뭐어 그런 편일까나~.”

 처음 마주보고 섰을 때부터 알고 있던 것이지만 임무 중에 나무 기둥에 기대어 쉬는 토비의 전신을 보고 새삼 그런 생각을 했다. 정말 잘 뻗었구나.

 한쪽 팔을 들면 코트가 벌어져서 안쪽이 살짝 엿보이는데, 그냥 키가 큰 것이 아니라 몸의 비율 자체가 훌륭하다.

 가면에서 위화감이 들긴 하지만 몸만 보면 일말의 과장도 없이 잡지에 나오는 남자 모델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 그래서 무심코 지그시 바라보고 있었다.

 “저기… 토비…….”

 주변을 한 번 슥 둘러본 뒤 토비에게 바짝 다가서서, 손으로 입을 가리며 작은 목소리로 속삭인다.

 “성장기 때 주로 뭐 먹었어? 우리 데이다라한테도 좀 먹이게.”

 “ㅍ핫, 아하하하하하하하핫…!”

 “자, 잠깐, 그렇게 웃으면…….”

 데이다라는 지금 주변을 정찰하러 가고 없지만 행여 듣기라도 할까 불안하다.

 “미안… 설마하니 그런 걸 물어볼 줄은… 게다가 네가 선배의 키 때문에 고민하고 있었는 줄은… ㅍ훕…!”

 “따, 딱히 고민을 하고 있는 건 아니야… 하지만 키가 커서 나쁠 것은 없잖아…….”

 남자의 키는 여자보다 크기만 하면 된다. 정말 사랑한다면 작다 해도 그게 무슨 큰 문제가 되랴. 하지만 토비의 몸을 보고 있자니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딱히 문제 될 것은 아무것도 없지만 가끔은 이렇게, 지금 토비처럼 나를 내려다 보는 데이다라가 보고 싶다는.

 “뭐~, 아무래도 좋지만~, 나는 꽤 오래 전부터 병량환으로 식사를 대신했어~. 그래서 딱히 팁이 될만한 건 없네~. ”

 “토비는 유전적으로 큰 키를 물려받은 모양이구나.”

 “그런 셈이지~.”

 데이다라가 가지고 있는 부모님의 사진을 보면 어머니 쪽은 조금 작은 편이지만 아버지 쪽은 토비와 비슷한 정도의 장신이다. 데이다라는 어머니보다도 아버지를 쏙 빼닮았다.

 만약 키도 그렇다면 아직 얼마든지 더 자랄 수 있을 터. 남자의 성장은 20대 중후반까지도 계속되니 벌써부터 신경을 기울일 필요는 없다. 하지만 정말 아무런 팁도 없는 건가.

 “잠깐~, ~. 내 몸을 그런 끈적한 눈으로 쳐다보지 말아줘~.”

 “누, 누가…! 그냥 아쉽다고 생각하고 있었을 뿐이야…!”

 “왜 아쉬운데~? 선배의 몸이 나와는 달라서~?”

 “그, 그, 그런 뜻이…!”

 “ 너를 위해서라면 내 몸을 빌려주어도 좋지만 어쩌지, 방법이 없네~.”

 “토비…! 놀리는 것은 그만둬…!”

 “ 너도 어쩔 수 없는 여자구나~.”

 토비의 손이 허리에, 나를 자신에게 바짝 밀착시킨다. 그리고 내게 다가와 귓가에 속삭인다.

 “큰 게 좋은 거지…? 큭큭…….”

 “!”

 믿을 수가 없다. 지금 내 앞에 있는 남자, 토비가 맞는 건가. 살다살다 내 토비에게 시모네타를 듣게 될 줄은, 성희롱을 당하게 될 줄은!

 신입이 선배의 여자에게 이래도 되는 것인가. 아니, 리더의 여자에게도 손을 댈 정도인데 하물며 선배의 여자에게 성희롱 정도는 못할 것도 없겠지.

 하지만 평소의 천진난만한 모습을 생각하면 충격을 받지 않을 수가 없다. 토비는 정말 어떤 녀석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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