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 아침에 눈을 뜨면 내 곁에는 토비가 있다. 어느덧 익숙해진 하루의 시작이다. 오늘은 늦잠을 잤는데도 먼저 일어나지 않고 잠든 나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며칠 전부터 토비의 검은 눈동자에 쓸쓸함이 비쳤다. 망설이는 눈빛. 내게 무언가 해야 할 말이 있는 듯했다. 하지만 그는 조용히 머리를 쓰다듬어줄 뿐이었다. 그리고 뜻밖의 일이 생겼다. 토비가 자신을 따라나서라고 말한 것이다. 그것 때문에 그토록 망설였던 것인지, 이후 그는 눈빛이 달라졌다. 여전히 커다란 근심이 남은 듯, 그러나 망설임 따윈 보이지 않았다. 강해지려면 여러 전투를 직접 경험해야 한다. 할 수 없을 때는 지켜봐라. 토비는 그렇게 말했다. 하지만 단지 그것만이 이유는 아니었을 것이다. 근처에 홀로 정찰을 갔다 돌아왔을 때 알았다. 드넓은 황야의 깊은 협곡에서, 나는 마치 예정되어 있던 것처럼 그리운 얼굴과 마주쳤다. 누구나에게 그렇듯 생각하고 싶지 않지만 잊을 수도 없는 옛 연인. 움직일 수 없었다. 어떤 말도 꺼낼 수 없었다. 언젠가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한동안 그 자리에 멈춰서서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그리고 가까스로 정신을 차린 뒤,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놀라울 만큼 아무렇지 않게 발걸음을 옮겼다. 그가 나를 돌아볼 때─ "…" 나는 그를 지나쳐,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위험하니까 금방 돌아오라고 했다. 자신에게 가까이 있으라고 했다. 지금 다른 것은 신경쓰고 싶지 않다. 사랑하는 남자의 말을 듣지 않으면. 다만, 다만 태양빛이 너무 강해서, 그래서, 잠깐이라도 좋으니 혼자 쉬고 싶다. "토비, 나 오늘은 집에 일찍 들어갈래.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빨리…" 어질, 극심한 현기증과 함께 잠시 의식이 끊긴다. 어느덧 커다란 손이 뺨을 감싸고 있다. 익숙하게 기대어 부비적거리고는 아쉬운 듯 천천히 떨어진다. 눈빛으로, 몸짓으로, 사랑을 표현한다. 두 사람의 관계를 증명이라도 하듯이. "빨리… 돌아와……." "그래, 알았다." (…) 토비 : 죽어서도 편히 쉴 수 없게 해서 미안하다. 데이다라 : 모처럼 죽여줬는데 다시 살아나서 이쪽이야말로 미안하군. 나도 할 수 있다면 이승에서 좀 더 놀고 싶었으니 신경 쓰지 마. 죽지도 않고 마침 딱 좋은 몸이잖아. 음. 토비 : 내게 억울한 감정은 없는 거냐. 데이다라 : 억울하면 뭐가 달라지는데? 지금이라도 데리고 도망칠까? 잘난 듯이 떠들어댔지만 이런 몸으로는 어디로도 마음대로 갈 수 없다는 거 알아. 결국 나는 끝까지 네놈 장기말로 남는 거지. 그래도 상관없다는 거야. 적어도 마지막 부탁은 들어준 셈이니. 토비 : 이럴 때는 너의 사고방식이 진심으로 부럽군. 데이다라 : 그래, 나니까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거지. 네가 내 입장이었음 엎어져서 질질 짰을 거야 아마. 저승에서 너한테 안부전해달라던 녀석이 있었는데 나는 나대로 재미봤으니 미안할 것 없어. 나중에 파트너 체인지할까? 음? 토비 : (이런 개자ㅅ… 건방진 꼬맹이가… 입을 확 찢어 놓고 싶지만 내가 한 짓이 있으니 참아 주마… 내… 내 천사들에 대해 한 번만 더 지껄였다간… 크윽…….) 데이다라 : 이름이 기억 안 나네. 뭐였더라. 으음, 아무래도 좋아. 어쨌든 이제 혼자도 아닌데 몸을 사리는 게 어때? 나는 이대로 가서 닌자 연합군 녀석들과 한판 붙을 거니까, 아저씨는 따뜻한 아랫목에서 엉덩이나 뎁히고 있어. 음. 토비 : (아저씨…?!) 데이다라 : 하하하핫, 제법 무섭게 노려보잖아. 네 사륜안도 꽤 예술적이군. 왼쪽은 윤회안인가. 예전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강해졌겠는걸. 잠자리에서 너무 집중한 나머지 갑자기 튀어나오지는 않으려나 모르겠네. 아무쪼록 우치하의 이름을 부끄럽게 만들지 말라고. 아. 저. 씨. 토비 : 너…!!! 휘이이이이이─. 데이다라 : 그럼, 다음에-. 토비 : ……. (가장 중요한 말을 빠뜨렸군…) (고통은 잠깐뿐… 이게 마지막이다…) (짧은 시간이나마 너의 예술이란 것으로 마음을 달래도록 해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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