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가~?”

 “그게…….”

 차마 너 때문이라는 말은 못하겠다.

 “~?”

 “…….”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명하면 좋을까. 아까 데이다라와 있을 때는 당황스럽기도 하고 분하기도 해서 해명은 커녕 도리어 다투어 버렸지만 지금이라면 차분히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일단 사소리 오빠가 내 곁을 떠났던 시점부터 시작해야겠지. 처음에는 정말 하늘이 무너지는 듯했고 죽고 싶었지만 나는 가까스로 마음을 추스를 수가 있었다. 오비토를 찾아야겠다는 생각도 있었고, 나를 놔두고 가버린 오빠에게 보란듯이 잘 사는 모습을 보여줘야겠단 생각도 있었고, 뜻밖에 데이다라가 오빠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느끼고 있기에 더 꿋꿋이 견뎠다. 네 잘못이 아니라고, 괜찮다고, 그렇게 전하고 싶었으니까.

 토비가 입단한 뒤 파트너가 된 두 사람은 오빠가 있을 때와 별반 다를 것 없이 임무를 떠나고, 때가 되면 돌아왔다. 데이다라에게도 잠시 위기가 있긴 했지만 그는 그로인해 지체되는 일 없이 빠르게 일상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나는 아무리 오빠에 대한 생각을 지우려 해도, 억지로 웃음을 지어보려 해도, 가슴에 뚫린 구멍이 너무나도 커서 그 허전함 때문에 도저히 그럴 수가 없었다. 어쩌면 속으로는 정말 데이다라를 조금, 아주 조금 원망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절대 그런 이유로 토비에게 눈을 돌린 것은 아니다.

 사소리 오빠의 후임으로서 그의 자리를 대신하게 된 토비. 테러리스트 집단인 아카츠키의 멤버라기에는, 오빠의 대신이라기에는 너무나도 밝고 명랑한 성격의 그가 신기했다. 그의 우스운 행동들이 어느 날 내게 쓴웃음을 짓게 했고, 그 쓴웃음이 점점 편하게 느껴지면서 예전과 같은 모습을 되찾았다.

 비록 오빠와는 다르지만 그 당시 내 허전함을 채워주었던 사람은 분명 토비였다. 그래서 트러블 없이 잘 지내고 싶다든가, 친구처럼 가까워지고 싶다든가 하는 등의 생각을 하게 됐다. 같이 있다가 이따금씩 이성으로서의 매력을 느꼈던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만약 데이다라가 그런 내게 실망했다거나 상처를 받았다면 오늘 밤에라도 당장 낯빛을 고치고 그에게 사과해야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내가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것은 그와 나의 관계가 이토록 빨리, 간단히 위태로워질 수 있었구나라는 슬픈 사실이다.

 문득 토비가 내게 뻗은 손이 뺨에 닿지 못하고 허공에 멈춘다. 그리고 허무하게 멀어진다. 토비 역시 데이다라와 괜한 트러블을 만드는 것은 싫겠지. 그럴 바에는 차라리 나와 거리를 두는 편이 낫다고 그는 생각할 것이다. 어쩌면 이미, 예전부터 줄곧 그래왔는지도 모른다. 언제나 내 응석을 아무렇지 않은 듯 받아주었던 토비였지만 왠지 모르게 허상을 보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으니까.

 “미안해, 토비.”

 “어째서 나한테 사과하는 거야~?”

 “나도 잘 모르겠어. 아무래도 상처받고 싶지 않은가 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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