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뾱, 뾱, 뾱. 내 집게손가락에 의해 다리털이 뽑힌다. 내 다리가 아니라 토비의 다리다. 당연한 것이겠지만 토비는 다리털도 살짝 푸른빛이 나는구나. 뭔가 신기하면서도 피식 웃음이 나온다. 근데 토비 녀석, 이렇게 뽑아대는데도 아프지 않은 건가? 내가 대뜸 양말을 벗겼을 때도 그냥 그러느니 하더니, 여전히 별다른 반응이 없다. 내게 다리를 내어준 채 그저 가만히 있을 뿐이다. 설마하니 자는 건 아니겠지. “왜 멈춰~? 시원한데 계속 해~.” 역시 깨어 있구나. 그런데 시원하다니, 진짜 아저씨… 아니, 내가 할 소리는 아니지. 그래도 아직 토비는 20대 중반 같은 몸을 유지하고 있지 않은가. 다리의 근육도 팔과 마찬가지로 탄탄하게 단련되어 있다. 단시간에 만들어지는 그런 근육이 아니다. 오랜 시간 꾸준히 그리고 필사적으로 단련을 해야지만 사람의 몸을 만졌을 때 이런 느낌이 난다. 토비도 어린 시절 무지 노력했구나. 그런 생각을 함과 동시에 털을 뽑고 있으니 이 상황이 묘하게 웃긴 것이다. 뾱, 뾱, 뾱. 조금은 더 반응하란 말야. 괜히 장난기가 발동해서 한 번에 여러 가닥을 뽑아본다. 이번에는 뾱이 아니라 투두둑 하고 뽑히는 느낌이다. 그래도 토비는 가만히 있는다. 근육이 많으면 아픔에 둔해지는 건가. 이제 토비의 감춰진 부분을 보고 싶다는 생각은 접었지만 그에게 여러가지로 호기심을 갖게 되는 것은 변함이 없다. “어라, 언제 이렇게 많이 뽑혔지~? 이제 됐어 ~. 그만 뽑아~.” “왜, 조금만 더 하면 완벽하게 제모를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러니까, 남자가 다리에 털이 하나도 없는 건 그것대로 이상하잖아~.” “이상할 게 뭐가 있어. 남자들도 여름에는 반바지를 입기 위해서 종종 제모하고는 해.” 애당초 토비는 언제나 온몸을 꽁꽁 싸매고 있으니 털이 있든 없든 그것을 볼 사람은 아무도 없다. 기껏해야 갑자기 신발과 양말을 벗겨도 그냥 무시할 수 있을 정도로 익숙해져 있는 나 정도일까. “그렇다고 해도 토비 너 아까부터 진짜 얌전하게 있네.” “으응~. 내 털을 뽑고 있는 네가 말이야~. 뭐랄까, 관심받고 싶어하는 아이처럼 보여서~. 귀엽구나~ 라고 생각하고 있었어~.” “…….” 투두두둑-. “아, 아얏… 그만 뽑으라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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