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고기 걸려라~ 물고기 걸려라~ 우리 좋아하는 큰 걸로~~~."
퍽-! "아야야얏……." 방금 그건 어떻게 들어도 의도적으로 나를 놀리는 말투였다. 꼭 그 부분을 강조해서, 젠장. 데이다라가 가까이 있는데도 내게 그런 짓궂은 장난을 치다니, 꿀밤으로 봐주는 걸 감사히 여겨라, 이 자식. "너희들 뭐 하는 거냐? 음?" 문득 등 뒤에서 데이다라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주변을 둘러보는 일은 벌써 끝난 건가. 설마 방금 전 그 노래를 들은 것은 아니겠지. 아아, 정말. 토비 녀석, 한 대 더 박아줄걸. "이 근처에는 마땅히 먹을 만한 게 없는 것 같아서요~. 마침 강이 있으니 낚시하는 거예요~." "그래가지고 어느 세월에 잡을래? 이제 곧 날이 저물 거라고. 비켜, 음." "엣, 자, 잠깐, 데이다라…!" 퍼어어엉-. 데이다라의 손바닥에서 하얀 송사리 같은 것이 튀어나와 강물에 빠지더니, 갑자기 엄청난 파동과 함께 토비와 내 앞에 물기둥이 세워진다. 둘 다 당황해서 피할 생각도 못하고 굳어 있다가 때아닌 물벼락을 맞았다. 이윽고 물고기가 하나 둘 씩 수면 위로 떠오른다. "서, 선배… 이거 불법이예요~." "우리의 존재 자체가 불법이다. 불 피워놨으니까 얼른 건져와, 음." 이제 사소리 오빠 대신 토비가 파트너로 있으니 서두르는 습관도 바뀔 줄 알았건만. 어째 그때보다 더 여유가 없어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강에 폭발 같은 것을 일으키고는 아무렇지 않게 돌아서는 데이다라를 보고 있자니 새삼 걱정이 된다. 그러고보니 데이다라와 마지막으로 여유롭게 무언가를 즐겼던 게 언제였지. 생각해보면 한때 낚시를 하는 내 곁에는 데이다라가 있었다. 오빠가 죽은 뒤 여러가지로 마음이 복잡하고 불안하기도 하겠지. 데이다라가 저런 상태인데 애인이자 누나를 자처하는 내가 이런 모습을 보이다니. 문득 자책감이 느껴진다. 토비는 이제 한 식구가 되었으니 그와 잘 지내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그 동안 오빠와 데이다라밖에 몰랐던 내가 거의 처음으로 사귄 친구라 더 아끼고 싶은 마음도 없잖아 있다. 하지만 데이다라가 조금이나마 마음의 여유를 갖게 될 때까지, 토비와 너무 희희낙락 하는 것은 자제해야 할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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