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유는… 전에 봤잖아, 내 얼굴."
"역시 그 얼굴을 가리기 위해서구나." "사람에게 보여서 좋을 것 없으니까 말야~. 그리고 나 아이들을 좋아하거든~. 날 보고 소리지르면서 도망가면 상처받는다구~." "……." 아아, 괴롭다. 애도 아닌 내가 그런 반응을 보였다니. 지금 돌이켜보면 변명의 여지가 없다. 정말 생각없이 행동했던 것 같다. 미안하단 말로는 부족하겠지. 토비에게 어떻게 사과를 하면 좋을지 모르겠다. "저기… 실례가 안 된다면, 어쩌다 그렇게 됐는지 물어도 될까?" "어렸을 때 사고가 있었어~. 그다지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이야~." "으, 응…! 그거면 됐어…! 구체적으로 말해주지 않아도 돼…!"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겠지. 하지만 누구나가 극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지금 토비의 밝은 성격이 어떻게 만들어졌을지 생각하면 가슴이 아파서 뭐라 말할 수가 없다. "이제 궁금증은 풀렸어~?" "……." 궁금증이라, 나는 단지 궁금했을 뿐이었나. 아니, 그런 가벼운 마음이었다면 이런 아픔은 느끼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시원함을 느꼈겠지. 토비가 끝내 말하지 않으려 했다고 해도 딱히 상관없다. 그 편이 그에게는 더 편할 수 있으니까. 스스로도 잘 모르겠지만, 이 마음은 할 수만 있다면 그의 상처를 감싸주고 싶다는 생각과 이어져 있을 것이다. "." "응?" "고마워." "에…? 뭐, 뭐가…?" "그때 네가 내 얼굴을 보고 무서워했던 거, 당연한 반응이니까 이해할 수 있어~. 하지만 그 후의 반응은 별개잖아~? 네가 이전과 다름없이 내게 상냥하게 대해줘서 기뻤어~. 실은 나도 조금 무서웠거든~." "……." 아, 어쩌지. 가슴이 꾸우우욱 하고 이전보다 더 강하게 조여온다. 데이다라에게는 미안하지만 지금은 친구로서, 나아가 가족으로서 토비를 안아주고 싶다. "엣… …….;;" 토비의 앞으로 다가가 살며시 그를 감싸안는다. 마른 체형의 데이다라와는 달리 확실히 몸집이 커서 조금 벅찬 느낌이다. "마음은 알겠지만~…;; 안 돼~…;; 선배가 보면~…;;" "괜찮아, 잠깐만 이러고 있자." "으으응~…;;" 쓰담쓰담. 토비의 머리를 쓰다듬어준다. 그러자 당혹스러워하며 망설이던 그도 조심스레 나를 마주안는다. " 너, 언제나 다이어트다 뭐다 하지만 막상 만져보면 말이지~, 생각보다 말랐어~." 아직 데이다라가 원하는 쭉쭉빵빵이 되려면 멀고도 한참 멀었다고 생각하지만… 뭐, 토비에게라면 그렇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다. "토… 토비야말로 이상한 곳 만지지 마……." 그의 말대로 데이다라가 이 광경을 본다면 위로의 허그까지는 괜찮겠지만, 이런, 은근히 야릇한 손길은 어떻게 해명을 하면 좋을지 모르겠다. "네가 그렇듯이, 나도 너를 위로하고 있는 거야~. 나는 사랑받는 만큼 사랑을 돌려주는 착한 아이니까 말야~." "그, 그런… 그만해……." "오~? 이런 곳에 군살이 숨어 있었구나~. 헤에~, 선배가 지나가는 쭉쭉빵빵 미인들을 쳐다보는 것도 나름 이유가 있긴 하ㄴ… 아야야야얏!" 꽈아악-. 조금 전까지 쓰다듬고 있던 머리카락을 강하지 않게, 그러나 결코 약하지도 않게 움켜쥔다. 정말이지, 남자들이란. 하지만 토비가 짓궂은 농담을 하지 않았다면 분위기가 조금 이상해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 |
<제작> Copyright ⓒ 공갈이 All Rights Reserved. <소스> Copyright ⓒ 카라하 All Rights Reserv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