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키노에라는 이름을 사용하던 시절 말입니까?"

 "응, 지금은 이렇게 훌륭한 남자가 되었지만 그때는 머리 길이 뿐만 아니라 눈까지 이만해서 만화책에 나오는 미소녀 같았어."

 "솔직히 말하자면 그때 초대 호카게님처럼 카리스마 있는 남자가 되고 싶어서 그와 같이 머리카락을 길렀던 겁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인가 숏컷트가 되어서 나타났지. 어째서 갑자기 싹둑 잘라 버렸던 거야?"

 "기억나지 않으십니까? 씨가 '내 남자는 좀 더 야성미가 넘쳐야 해!'라고 말씀하셔서-…"

 "내, 내가?! 으아… 부끄러워… 잊어줘……."

 "뭐가 부끄럽습니까?"

 "……."

 "그때는 지금하고 상황이 달랐잖아요. 그렇지 않습니까?"

 "응……."

 "그래도 저는 기뻤어요. 그 전까지는 제가 씨의 타입이 전혀 아닌 줄 알았거든요. 머리카락을 자른 것만으로 그렇게 좋아해주실 줄 알았으면 좀 더 일찍 잘랐을 겁니다."

 "……."

 두근거리는 가슴에 이제 와서 그런 것은 아무 소용 없다 말하다가도-

 괜찮겠지, 이 정도 그리워하는 것 쯤은.

 그렇게 생각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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