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
"너는 엄연히 내 상사잖아. 상사가 부하에게 일일이 존댓말을 하고 극존칭까지 쓰는 건 이상하지 않나 싶어." "아무리 뭐래도 제가 씨보다 나이가 3살이나 어린데… 그게 잘못되었습니까…?" "나야 땡큐지만 어떤 사람들에게는 그런 내가… 뭐랄까, 건방져보일 수도 있거든… 누군가는… 음… 남자와의 관계를 악용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 그것이 계급사회의 간과할 수 없는 부조리라지만 조금은 돌려서 말하는 편이 좋았을까. 불편한 침묵이 맴돈다. "아……." 이윽고 침묵속에서 가만히 생각을 고르던 야마토가 입을 연다. "죄송합니다… 다른 사람들의 이목까지는… 제가 차마… 생각지 못했네요…" "괜찮아, 사실 그런 건 별로 중요하지 않지. 그냥 야마토가 편한대로 해." 지금까지 쭉 그렇게 지내온 것을 괜히 들춰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사람들의 이목이 정말 중요하지 않냐고 나의 진심을 묻는다면 잘 모르겠다. 그렇잖아도 나는 주변으로부터 좋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오해이지만 어느 정도는 사실이기도 하기에 부정할 수 없다. 비밀스런 관계. 사람들은 마을로부터 신망받고 있는 남자에게 그런 결함이 있다는 것을 납득하고 싶지 않아 한다. 그래서 여자인 내게 눈총이 쏠리는 것이다. 야마토는 원래 대상 가리지 않고 존댓말을 쓰지만 이미 사람들에게 눈앳가시가 되어버린 나인지라 지금은 어떤 일로 지적을 받는다 해도 딱히 이상하지 않다. " 씨, 괜찮은 겁니까?" "응…?" "너무 힘들지는 않습니까?" "……." 남녀관계가 순탄하게만 흘러간다면 그것으로 힘들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겠지. 하지만 야마토와 사귈 때는, 적어도 이런 일은 없었다. 그가 내게 존댓말을 쓰던, 극존칭을 쓰던, 아무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왜냐면 나는 그의 애인이었고, 그 사실을 누구에게나 떳떳이 밝힐 수 있었으니까. 힘든 것은 같았지만 지금과는 분명히 달랐다. 그때가 그리워서, 서러워서, 문득 눈시울이 조금 뜨거워진다. "지금 이런 얘기를 해봤자 당신이 더 괴로워질 뿐이라는 것을 모르는 건 아닙니다만…" 야마토가 잠시 머뭇거리다 말을 잇는다. "당신이 상처받는다면, 분명 선배의 마음도 편치 않을 겁니다." 나지막이 말하며 그가 내 어깨를 부드럽게 감싼다. 이 순간 위로를 느끼면서도 원망스러운 것은 어째서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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