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엽다니, 평범한 포니테일이잖아요. 이게 꽁지라면 선생님한테도…"

 시카마루가 깔끔하게 묶은 내 머리카락을 살짝 움켜쥔다. 잠 부족으로 반쯤 넋이 나가 있다가 갑작스러운 손길에 깜짝 놀랐다.

 "우와, 대체 어떻게 관리하면 이렇게 되는 거예요? 엄청 부드럽네……."

 스르륵-. 유유히 머리카락을 빠져나가는 손길이 미세한 전극을 일으키며 피부를 타고 전해져온다. 이 녀석, 이제 막 변성기가 지난 어린애 주제 쓸데없이 좋은 목소리를 가졌다. 게다가 속삭이는 소리로 '부드럽네…' 하며 말끝을 흐리다니! 의도했을 리는 없지만 이것이 조금 전 내 심장에 결정적인 한방을 먹였다.

 "나 지금 시카마루한테 칭찬받은 거야…?"

 "칭찬한 건가… 뭐, 그렇네요. 그보다 어째서 울 것 같은 표정을 짓는 거예요?"

 "지금까지 한 번도 없었잖아… 선생님 지금 만감이 교차하고 있어… 엄청 기뻐……."

 네가 먹인 한방, 그대로 돌려주마! -라고 속으로 외치며 마지막의 '엄청 기뻐…' 부분에서 의도적으로 목에 힘을 빼고 속삭이는 소리로 말하니, 조금 당황하는 듯하던 시카마루가 말없이 고개를 돌린다. 뺨에 옅은 홍조가 생겼다.

 "있잖아, 선생님도 시카마루의 꽁지머리 만져봐도 돼?"

 "만져봤자 시시할 뿐이예요."

 "시시하지 않아, 귀여운 걸. 만져보고 싶어."

 "아, 진짜 귀찮아… 만지든지 말든지 맘대로 하세요."

 나는 아카데미의 교사들 중에서도 평소 제자들에게 스킨십을 잘 하는 편이다. 그런 내게 아이의 정수리를 쓰다듬어주는 것은 늘상 있는 일이지만, 머리카락을 쓸어내리는 등의 오해의 소지가 있는 스킨십은 해본 적이 없다. 어쩌면 희미한 기억속에 있을지도 모르지만, 거의 볼 때마다 부비적거리게 되는 시카마루에게 조차 한 적이 없으니 아마 이번이 처음일 것이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조심스레 손을 뻗어 층이 져서 약간 삐죽거리는 시카마루의 꽁지머리를 만져본다. 생각보다 부드럽고, 그러면서도 탄력이 있어서 손으로부터 촤락- 하고 빠져나가는 느낌이 좋다.

 "이제 됐죠? 나 참."

 시카마루가 작게 한숨을 내쉬며 내게서 멀어진다. 언젠가 머리를 풀고 있을 때도 만져보고 싶단 생각이 문득 들었지만 그것은 그때의 즐거움으로 미뤄두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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