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단하게라도 좋다면요."
"엣." "?" "같이 먹어주는구나……." "저도 마침 그런 시간이예요. 뭐 이상한가요?" "이상하달까, 뭐랄까… 사스케는 분명 딱 잘라 거절하겠지 하고 생각했거든. 말해두겠는데, 오늘 다른 사람들은 없어. 우리 둘 뿐이야. 선생님이 오랜만에 데이트를 하고 싶어서.(긁적긁적)" "좋아요." "엣." "왜 일일이 놀라는 거예요? 대체 절 어떻게 생각하고 있길래…" "선생님은 사스케 네가 나를 귀찮아하는 줄 알았어. 이렇게 간단히 받아줄 줄은…" "당연히 거절당할 거라는 생각에 그냥 해본 말이었다면 저 혼자 먹을게요. 그럼 이만.(휭)" "아, 아, 아니야, 아니야! (덥썩) 선생님은 언제든지 기뻐… 그… 사스케랑 같이 밥 먹는 거……." 그렇다고 해도 처음엔 평범하게 말을 꺼낸 것이었는데, 어째서 이제와서 새삼 부끄러워하는 거지, 나는. 제자의 앞에서 뒤통수를 긁적이고 있는 이런 내 모습을 다른 누군가 본다면 퍽이나 우스워보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선생님이 쏘는 거예요?" "그야 물론." "데이트라는 건 같이 밥을 먹는 것으로 충분한가요?" "밥을 먹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것이 주된 목적이라고 할 수 있지." "전 그다지 할 얘기가 없는데요." "그럼 하지 않아도 돼. 선생님이 언제 어디서든 분위기 하난 기똥차게 잘 만들잖아. 만렙 풍둔 주둥아리술로 즐겁게 해줄 테니까 넌 그냥 편하게 앉아 있어. (엄지척)" 임무에서 돌아와 지쳐 있는 걸까. 드물게 웃어주고 있는데도, 그 웃는 얼굴에서 조차 피곤함이 느껴져서 안쓰러운 마음이 든다. "그런데 뭐 먹을까? 특별히 먹고 싶은 거 있어?" "낫토와 단 것이 아니라면 뭐라도 상관없으니까 선생님이 먹고 싶은 것으로 정하세요. 따라갈게요." 안쓰럽다고… 분명 밤금 전까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 녀석, 지쳐 있으니 평소의 날카로움이 빠지고 표정이나 말투에서 묘한 달달함이 느껴진다. 이제 겨우 12살인 주제 일일이 섹시하달까, '따라갈게요' 같은 별 것 아닌 말을 내 귀가 멋대로 의미심장하게 들어 버린다. 지금도 이 정도인데 미래에는 얼마나 두려운 존재가 될까. 과연 나뭇잎 마을의 검은 마약! …라는 생각이 든다. (…) "왜 나루토가 아니라 저랑 가시는 거예요?" "응?" "전 혼자서도 잘 챙겨먹는다고, 언제나 나루토만 신경썼잖아요. 고단한 임무가 있던 날이면 꼭 일락에 데려가고… 이거 먹어라 저거 먹어라 잔소리 하고… 아마 제가 모르는 곳에서는 그보다 더 살뜰하게 챙겨주고 있겠죠." "사스케도 선생님의 노력을 알아주는구나. 나루토 그 녀석, 요즘엔 자기가 다 컸다고 생각하는지 좀처럼 의지하려고 하지 않아. 아직 걱정이 한 가득인데 말이야. 조금 서운하기도 하고…" "그럼 나는 나루토의 대신이예요?" "에, 말이 그렇게 되나? 아냐, 아냐. 이것과 그것은 본질이 달라. 나루토와는 부모와 자식 간의 가족애 같은 거고, 사스케랑은… 흐히힝…(흐뭇)" "뭐, 뭐예요?" "기쁜 거야. 나 지금, 작년까지 학교에서 제일 잘 나가던 아이돌과 데이트하고 있는 거잖아. 선생님은 그다지 눈에 띄는 아이가 아니었으니까, 그런 건 꿈속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었거든. 이제 이렇게 나이를 먹어 버렸지만 마음은 그대로인지라 막 설레여. 뭐랄까, 내가 이 구역의 퀸카다! 하는 기분? 아하하핫-." 스스로 부끄러움을 알면서도 시원스럽게 웃는다. 그런 나를 얄쌍한 눈으로 지그시 바라보던 사스케가 이내 마른 웃음을 흘리며 내게서 시선을 거둔다. 그저 곁에서 걷고 있을 뿐인데도 '정말 변함이 없으시네요' 라고 말하는 소리가 들려오는 것만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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