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부터 궁금했었는데 말이야. 토도마츠 너, 보통 때는 항상 僕(보쿠)라고 하면서 왜 나랑 얘기할 때만 俺(오레)를 쓰는 거야?"

 "무슨 문제라도 있어?"

 "아니…"

 僕와 俺는 모두 '나'라는 뜻이지만, 僕는 주로 어린 남자아이들이 사용하고, 그 아이가 성장하면 俺를 사용하게 된다. 나이에 상관없이 상대방의 앞에서 자신을 낮출 때 이따금씩 私(와타시) 대신 僕를 사용하고, 그 반대의 경우에 俺를 사용하기도 한다. 언제나 자신을 僕라고 하는 사람이 내 앞에서만 俺라고 한다면, 한번쯤은 '이 사람 나를 우습게 보고 있는 건가?' 하는 의심을 하게 될만도 하다. 친구니까 편하게 대하는 것뿐일 수도 있겠지만 형인 쵸로마츠가 僕를 사용하는 와중에도 굳이 俺를 고집하는 점을 생각하면 조금 무리가 있다. 애당초 토도마츠가 나를 그다지 어렵게 생각하고 있지 않은 것은 사실이고. . . .

 내가 속으로 생각하는 동안, 토도마츠는 소파에 앉아 신문을 보고 있었다.

 "네가 처음 이 집에 왔을 때 나한테 했던 말 기억나?" 커다란 신문을 한 장 넘기며, 그가 내게 물었다.

 나는 잠시 기억을 더듬어보다가 조금 벙찐 얼굴로 고개를 가로저었다.

 "'반가워요, 토도마츠군. 괜찮다면 누나라고 불러요─.' 라고 했어."

 "……."

 내가 그랬던가.

 "그때 생각했지. 이 여자 앞에서는 절대 僕라고 하면 안 되겠구나."

 나는 뒤통수를 긁적이다가 토도마츠의 얼굴을 완전히 가리고 있는 신문에 대고 중얼거리듯이 말했다.

 "동갑의 여자를 누나라고 부르는 건 뭐… 조금 억울한 기분이 들 수도 있는데. 토도마츠는 오소마츠의 동생이고, 나는 오소마츠의 친구니까 딱히 상관없잖아."

 그러자 토도마츠가 신문을 옆으로 살짝 치우고 나를 보았다.

 "살가운 표정으로 누나, 누나, 해줄 녀석을 찾는다면 다른 데 가서 알아봐."

 그의 웃는 얼굴이 너무 살벌해서, 나는 차마 대꾸를 하지 못했다.


<제작> Copyright ⓒ 공갈이 All Rights Reserved.
<소스> Copyright ⓒ 카라하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