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고등학생 때가 마지막이야. …일단 나는 그렇게 알고 있어."
"특별히 기억에 남는 여자아이는?" "고1 때였던가, 오소마츠형의 여자친구가 조금 기묘했지." "기묘하다니?" "외관이라던가 주위의 평판이라던가 기본적으로는 정말 괜찮은 녀석이었는데, 언제부터인가 조금 이상하게 변해서…" "?" "엄청 집착했었어. 사귀기 시작했을 무렵부터 계속 무관심으로 일관했던 오소마츠형의 잘못도 어느정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렇게 끈질기게 붙어다니면 나라도 정이 떨어졌을 거야. 형은 반에서 무드메이커 같은 사람이었으니까 소문도 금방 퍼져서…" "무슨 소문?" "결국에는 형의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라서 이별통보를 했거든. 그녀는 그 일이 있고부터 학교에 나오지 않았고, 한동안 형 때문에 자살한 거 아니냐는 얘기가 돌았어." "……." 언제나 실없는 농담을 하거나 웃거나 하는 오소마츠의 주변에는 기껏해야 조금 놀랄 정도의 시덥잖은 일들만 일어날거라고 생각했다. 그런 그에게도 어두운 과거가 있다니 쉽게 믿기지가 않는다. 아무리 사람이 만나고 헤어지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라지만. . . . "한 번은 비오는 날 집앞에서 형을 기다리기에 너무 불쌍해 보여서 내가 형에게 한 마디 했었어. '조금은 이해해주는 게 어때' 라고 말야. 그런데 형은… 오히려 이해하기 때문에 끝내려는 거라고 하더라." "그래?" "형이 연애에 관심을 끊은 건 그때부터야. 관심을 끊었달까, 누구도 진심으로 좋아하지 않았어. 너 빼고는." … … … 나는 깊이 생각하고 싶지 않아서 표정을 밝게 고치며 일부러 토도마츠를 재촉했다. "쵸로마츠는? 쵸로마츠의 여자친구는 어땠어?" "꽤 예뻤어. 도중에 전학을 가버리는 바람에 안타깝게 헤어졌지만." "전화라던가, 문자라던가, 할 수 있잖아. 꼭 헤어질 필요가 있었어?"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는 얘기야." "쵸로마츠 슬펐겠네." "글쎄, 너도 알다시피 쵸로마츠형은 애매한 걸 싫어하잖아. 어차피 이루어질 수 없다면 빨리 잊어버리는 게 나으니까, 그 날로 그녀와 관련된 물건은 전부 불태워버렸어." "불태ㅇ…" 뭐랄까, 이것은 오소마츠의 얘기와는 조금 다른 의미로 충격적이다. 다음에는 다른 형제들과 토도마츠 본인에 대해서도 물어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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