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혈을 하러 갔었다고?"

 "근데 빠꾸당했어. 철분이 부족하다나 뭐라나."

 "내가 너 편식할 때부터 알아봤다. 그보다 일본사람들은 빠꾸당했다(バックされた)는 말 같은 거 안 써. 이상한 비속어 집어치우고 한국어를 쓰던가, 일본어를 쓰던가, 확실하게 해."

 "네, 네. 헤헷…"

 최근들어 왜인지 모르겠다. 토도마츠의 잔소리를 들으면, 나는 무심코 웃음을 짓게 된다. 어느새 이 남자에게 완전히 익숙해져 버린 것일까.

 "철분은 육류, 유제품, 견과류 등에 많이 들어있대."

 "그래서?"

 "나 맛있는 것 좀 사주라."

 "사주긴 뭘 사줘. 나 지금 일하러 가야 돼."

 "스타버의 베이컨파니니라도 괜찮은데."

 "뻔뻔한 여자 같으니."

 "사주세요─. 부탁합니다─."

 "나 원."

 혀를 끌끌차면서도 결국 집게손가락으로 내 코를 집으며 피식 웃고 마는 토도마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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