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톳티, 괜찮아?"

 "아직도 속이 아파…"

 시끌벅적했던 점심식사시간이 지나고, 방으로 돌아간 토도마츠는 소파에 쓰러져 좀처럼 기운을 차리지 못했다. 한국의 매운맛을 보여주자는 취지는 좋았는데, 그게 너무 갑작스러웠던 터라 충격이 꽤 컸던 모양이었다. 좀 더 시간을 갖고, 그들에게 천천히 매운맛에 적응할 시간을 주었어야 했는데. 장난을 칠 생각 따위는 조금도 없었지만, 토도마츠와 다른 형제들에게 조금 미안한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오소마츠와 설거지를 끝낸 뒤 주방에서 손수 얼음물을 받아다 형제들에게 차례로 건네주었다. 그래도 카라마츠와 이치마츠는 일찍 회복을 한 듯했다.

 소파 밑에 앉은 나는 토도마츠의 얼굴에 살며시 손을 뻗어 땀에 젖은 그의 머리카락을 쓸어넘겨주었다. 분명 미안하다고 생각하고 있었을 터인데, 약해진 토도마츠의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자니 문득 장난이 치고 싶어졌다.

 "토도마츠는 한국 사람하고는 같이 못 살겠다."

 내가 말하자, 그는 입을 굳게 다문 채 나를 돌아보았다. 당연한 것이지만 그의 눈빛은 조금도 살갑지 않았다.

 "너희 나라 사람들은 전부 그래?" 그가 나 때문에 모로 돌렸던 고개를 정면으로 되돌리며 내게 물었다.

 "뭐가?"

 "매운 거에 미쳤냐고."

 토도마츠의 말투가 생각이상으로 거칠어서, 나는 멋쩍게 뺨을 긁적였다. 이윽고 그는 형광등의 빛을 가리려는 듯이 손을 얼굴로 가져갔다.

 "싫어하는 사람도 분명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난 개인적으로 좋아해."

 "……."

 그는 잠시 말이 없다가 두 눈을 가린 채로 나머지 손을 들었다. 그의 손이 왠지 모르게 익숙한 모양으로 변하는 순간 등골이 오싹해졌다. 아니나다를까, 머지않아 나는 딱! 하고 그에게 딱밤을 맞았다.

 "너 방금 날 보지도 않고 정확하게 내 이마를 때렸어!"

 "그래서?"

 "평소에 네가 나한테 얼마나 딱밤을 많이 날리면 그런 일이 가능하겠냐?"

 나는 두 손으로 이마를 부여잡고 궁시렁거렸다. 그러나 내가 그러든지 말든지 토도마츠는 여전히 무덤덤했다.

 "다음부터는 상대방의 입맛도 제대로 생각해서 만들어."

 "다시는 너한테 요리 안 해줄 거다, 뭐!"

 내가 소리치자, 그의 손이 슥 올라오더니 또다시 익숙한 모양으로 변했다. 아직 이마의 통증이 가시지 않은 나는 그것을 보자마자 움츠러들었다.

 "알았어, 알았어… 조금 덜 맵게 하면 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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