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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가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그동안 소홀히 했던 일본어공부를 한다. 작고 동그란 테이블은 2인용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책과 노트, 그 밖의 필기구를 올려두는 것만으로 빈틈이 없다. 열심히 책에 나오는 내용을 노트에 옮겨적고 있노라면 뚝─ 소리와 함께 글자가 빨간색으로 물든다. 그다지 무리를 한 것도 아닌데 코피가 나고 있다. 이럴 때는 내가 정말 약골은 약골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잠깐 고개 젖혀봐." 어느덧 내게 다가온 토도마츠가 티슈로 내 코를 막는다. 뜬금없는 생각이지만 올려다보는 그의 얼굴이 왠지 평소보다 잘생겨 보인다. 이런 남자가 신경을 써주다니, 나는 약골이지만 그에 비해서 행복한 여자일지도 모른다. 저도 모르게 흐뭇한 웃음을 지어버린다. … … … 그 날 밤. 나는 평소와 다름없이 휴대전화기로 인터넷에 들어갔다가 깜짝 놀랐다. 내가 늘 이용하는 포털사이트의 메인화면에, 토도마츠가 내 코피를 막아주는 사진이 떡하니 올라와 있었기 때문이었다. 오늘의 포토 - 바쁜 일상속에서 찾은 아름다운 모습 하나 (친구의 코피를 닦아주는 점원) "뭐야, 이게?!" 오랫동안 기억하고 싶은 순간을 초고화질의 사진으로 남길 수 있다는 것은, 뭐, 좋은 일이지만. 아무리 그래도 당사자의 허락도 없이 인터넷에 올려버리는 것은 곤란하다. 곤란하달까, 부끄럽다. 다른 곳도 아니고 하루에도 수천 수만명이 드나드는 포털사이트에. "어쩐지 찰칵소리가 들리더라니…" 사진가에게 항의할까 진지하게 고민을 해본다. ───여기서는, 그냥 참는 편이 나을 것 같다. 진작에 다운받아서 배경화면으로 지정해놓고는 따지기도 뭐하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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