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 난 토도마츠야.”
이번에도 딱히 착각을 한 것은 아니었다. 쥬시마츠의 휴대전화기는 블랙컬러이고, 내 앞에 앉아 있는 남자는 화이트컬러를 손에 쥐고 있었으니까. 그냥 장난으로 이름을 잘못 부른 것이었다. 토도마츠의 성격상 어쩌면 그가 만지작거리고 있던 스마트폰에서 빠긱- 소리가 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그는 전혀 화를 내지 않았다. 여전히 엄지로 액정을 밀어가며 그저 후후후 웃기만 할 뿐이었다. “저기……. 방금 그 반응, 내가 널 이치마츠와 헷갈렸을 때랑 너무 대조되지 않아……?” “그야, 쥬시마츠형이라면 별로 상관없으니까.” 나는 테이블에 기대고 있던 몸을 바로세우며 눈썹을 찌푸렸다. “편애가 심하네. 둘 다 같은 형인데 어째서 그렇게까지 온도차이가 나는 거야?” 그렇게 말하며 나도 모르게 목소리를 조금 낮추었을 뿐이었다. 그런데 토도마츠에게는 그것이 비꼬는 말투로 들렸던 모양이었다. 이내 그의 눈썹에도 약간 굴곡이 졌다. “마치 내가 나쁜 동생인 것처럼 말하지 마. 사람에겐 누구나 좋고 싫음이 있고, 좋음 중에서도 더 좋음 덜 좋음이 있는 거니까.” “그건 그렇지만…….” “그러는 너야말로 별 것 아닌 거 가지고 민감하게 구는 거 아냐?” 나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뭐랄까,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야. 상냥하게 대해줘.’ 하는 느낌?” “다, 다, 달라!” “아, 그래.” 그는 아무래도 좋다는 듯이 말했지만 여전히 얄쌍한 눈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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