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좀 봐주라. 그 사람하고 만큼은 착각되고 싶지 않단 말이야.”
나는 여태껏 이치마츠와 토도마츠를 헷갈린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두 사람은 성격이 정 반대인 만큼 표정이라던가 몸짓이 달라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지 않는 한 딱히 구분하는 데 어려움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내가 토도마츠를 이치마츠라고 잘못 불렀던 것은 정말 착각을 해서가 아니라 일부러였다. 비록 오소마츠와 헷갈렸을 때처럼 버럭 화를 내지는 않았지만 그것은 그것대로 꽤나 차가운 반응이었다. 토도마츠는 딱히 이름을 잘못 부르는 경우만이 아니라 내가 이치마츠의 얘기를 할 때 유독 냉담한 태도를 보인다. 아무리 성격차이가 있다고 해도 형을 ‘그 사람’이라고 일컫을 것은 뭐람. 나는 애꿎은 입술을 오물거리며 잠시 뜸을 들이다가 그에게 조심스레 물었다. “전부터 신경쓰였는데 말야. 혹시 이치마츠를 싫어해?” 토도마츠는 눈썹을 찌푸리며 의아한 표정을 짓다가도 왠지 이해가 된다는 듯이 내게 대답했다. “딱히 싫어하는 게 아니야. 그냥 형들 중에서 가장 이해할 수 없으니까 약간 경계하는 것 뿐.” 이번에는 반대로 내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이해할 수 없다니, 이치마츠가 그다지 겉으로 표현하는 성격이 아니긴 하지만 그래도 나는 의외로 알기 쉬운 구석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어려운 건 오히려…… 카라마츠가 더 그런 편이지.” “카라마츠형? 왜? 그냥 척 봐도 쿠소 사이코패스 나르시스트잖아. 고등학생 때 즈음에는 내가 형하고 함께 있는 시간이 가장 많았으니까 그렇게 느껴지는 부분도 어느정도 있겠지만.” 나는 집게손가락으로 턱을 만지작거리며 잠시 고민을 해보았다. “앞으로는 이치마츠랑 있는 시간을 좀 더 늘려보는 게 어때? 그럼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 토도마츠는 나른한 듯이 테이블 위에 팔꿈치를 대고 손에 턱을 괴었다. “갑자기 늘리라고 해도…… 뭘 하면 좋을지 모르겠는데. 서로 일치하는 취미가 있는 것도 아니고.” “고양이 싫어해?” “싫어하지는 않지만 개가 더 좋아.” 이치마츠의 취미라봤자 고양이를 돌봐주는 것 정도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그런데 그것 마저 어긋나다니. 나는 미간을 좁힌 채 다시 한 번 고민을 해보았다. 하지만 좀처럼 해안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런 나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던 토도마츠가 문득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 없잖아. 딱히 사이가 나쁜 건 아니니까.” “그래도…….” 그래도 나는 토도마츠와 이치마츠의 사이가 좀 더 가까워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매일 아침 함께 배팅을 하거나 이따금씩 고양이를 보러 가는 쥬시마츠와의 사이정도로는 바라지도 않았다. 그저 토도마츠는 내가 가장 편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사람 중에 한 명이니까, 될 수 있다면 그와 이치마츠에 대해서 여러 가지 상담을 하고 싶었다. 이해하기 쉬운 구석이 있다고 당당히 말했던 나였지만 그렇다고 해도 그 부분에 대해서 친구인 내가 형제인 토도마츠보다 나을 수는 없다. 그래서 조금 아쉽고 안타까운 기분이 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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