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부터 기분이 이상하다며? 그래서 일부러 약국 가서 사온 거잖아."

 "아직 확실한 건 아니니까 좀 기다려보자. 이거 무지 쓰단 말이야."

 "좋은 말로 할때 빨리 먹어. 자, 음료수."

 "싫어."

 …

 …

 …

 "저기, 여기 길 한복판이거든? 갑자기 히트싸이클이 시작되버리면 너도 곤란하고 나도 곤란해져."

 "곤란해지기 전에 먹으면 되잖아. 많이 먹어봤자 좋은 것도 아닌데 뭐."

 오메가의 페로몬 억제제는 워낙 독해서 주기 마다 먹을 수 있는 양이 다섯알로 제한 되어 있다. 지금 한 알을 먹어버리면 정말로 히트싸이클이 왔을 때 네 알로 견뎌야 하기 때문에 이럴 때는 신중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베타인 토도마츠는 약이 써서 내가 투정을 부리고 있다고만 생각하고 있다. 그에게는 단 한 번도 고민해 본적이 없는 문제일 테니, 그럴만도 하다.

 "억지로 밀어넣기 전에 먹어."

 "이게 그렇게까지 해야 할 일이야?"

 "갑자기 치한이 들이닥쳐도 안 도와줄 거니까."

 "나쁜놈!"

 …

 …

 …

 성화에 못이겨 끝내 억지로 약을 삼킨 나는 인상을 잔뜩 구기며 자신을 그렇게 만든 남자에게 차갑게 등을 돌리고 섰다. 그런데 평소라면 '내 잘못이냐?'하고 따지고 들어와야 할 목소리가 들려오지 않았다.

 그러고 보니 아까부터 뒤쪽을 신경쓰고 있는 듯한…

 톳티의 시선을 따라가보니, 그다지 멀지 않은 곳 모퉁이에 서 있는 두 남자가 보였다. 내쪽을 묘한 시선으로 쳐다보고 있는 걸 보아 아무래도 알파들인 것 같았다.

 그렇다는 건…

 곧 히트싸이클이 시작되는구나.

 자신의 몸인데 어째서 언제나 알파들이 먼저 알아차리는 걸까.

 "미안, 톳티. 얼른 집에 가자."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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