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나 지금 친구의 허그가 절실하게 필요해. 그러니까…"

 "그런 거라면 밖에 나가서 전봇대라도 끌어안는 게 어때?"

 토도마츠는 차갑게 말한 뒤 등을 돌리고는 방을 빠져나가려 했다. 나는 서둘러 그런 토도마츠의 팔을 붙잡았다.

 "허그정도는 해줄 수 있잖아. 나 외국인이니까 가끔 외딴곳에서 혼자가 된 기분이 든단 말야."

 그러나 그는 내 손을 가볍게 뿌리친 뒤 다시 걸음을 옮겼다.

 "쓸데없는 생각하지 말고 가서 네 할일이나 해."

 "언젠가 너도 허그가 필요할 때가 생길걸? 그때를 위해서 보험 든다고 생각해."

 나는 토도마츠를 따라 복도를 걸으며 그에게 넌지시 말했다.

 "난 누군가의 위로없이는 살아갈 수 없을 정도로 약하지 않아."

 그는 뒤로 돌아서 따라오지 말라는 듯이 나를 멈추어세웠다. 그리고 자신은 결국 1층으로 내려가버렸다.

 "그래, 너 잘났다, 이 드라이몬스터자식아!"

 두 손을 꽉 쥐며 소리쳤지만, 대답으로 돌아온 것은 작은 메아리와 정적 뿐이었다.


<제작> Copyright ⓒ 공갈이 All Rights Reserved.
<소스> Copyright ⓒ 카라하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