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도마츠도 참, 그런 벤츠남을 알고 있으면 진작 나한테 소개좀 시켜주지 그랬어─."

 우연히 알게 되었다. 토도마츠와 같은 고등학교를 다녔던 동창생중에 그런 사람이 있다는 것을.

 졸업 후 뛰어난 수완으로 일찍이 성공의 가도를 달리기 시작해, 지금은 상당한 재력가가 되었다는 것 같다.

 드라마에나 나올 법한 재벌 2세까지는 아니지만 '평생 네 손에 물 한 방울 묻히지 않게 할게'라는 약속은 충분히 지킬 수 있는 정도.

 물론 나에게 정말로 그 사람을 어떻게 해볼 생각 같은 건 없다. (한다고 해도 잘 될 리가 없지만) 그냥 갑자기 그 이야기가 떠올라서, 농담을 내뱉었을 뿐이다.

 "네가 원한다면 못해줄 것도 없지만… 미리 말해두겠는데, 그 녀석 돈은 많아도 마음은 1근이야."

 차분하게 말하려 애쓰고 있지만, 지금 토도마츠의 표정은 그다지 유쾌해 보이지 않는다. 굳이 말하자면 불쾌에 더 가깝달까. 그것이 나를 조금 기쁘게 만든다.

 나를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자신의 지인에 대해 이렇게 솔직하게 말해주지는 않겠지.

 "1근이라도 상관없으니까 연락처 좀 줘 봐."

 "……."

 토도마츠가 주머니에서 휴대전화기를 꺼내 엄지로 액정을 툭툭 두드린다. 정말 전화번호부에서 아츠시란 사람의 이름을 찾고 있는 모양이다. 점점 그의 얼굴에 드리운 그림자가 짙어지는 듯한 기분이 든다.

 이윽고 내 휴대전화기가 울린다. 토도마츠가 보낸 메시지에 전화번호가 적혀 있다. 이걸 등록하면 아마도 LINE에 상대방의 프로필이 뜰 것이다. 딱히 흥미는 없지만… 벤츠남의 얼굴은 어떻게 생겼는지 구경이나 해볼까.

 "오, 괜찮네."

 보통 로맨스소설과 현실은 다르기 마련이니까, 젊다고 해도 조금 후덕한 모습을 상상했었다. 그런데 실제로는 꽤 반반한 얼굴을 하고 있고, 키가 훤칠하고, 어깨가 넓고, 옷을 입는 스타일이 세련됐다. 일부러 단점을 찾아내려 해도 딱히 눈에 띄는 것이 없다. 마음이 1근이라는 시점부터 이미 글러먹은 인간이지만, 어쨌든 그의 사진을 통해 내가 받은 첫인상은 그렇다. 보통과 완벽의 사이, 하지만 완벽에 조금 더 가까운 수준이랄까.

 이제 호기심이 완전히 사라졌으니 지우자.

 나중에 오소마츠가 보면 오해를 할지도 몰라.

 「삭제」

 분명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내게 '힘 내'라고 말하겠지.

 그런 것은 생각하고 싶지도 않다.

 "고마워, 톳티. 잘 되면 나중에 한 턱 쏠게."

 "그래, 잘 되면."

 의도적으로 비꼬는 것이 느껴지지만, 뭐… 이번에는 그냥 넘어가주기로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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