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코 방문을 열었다가, 아르바이트에서 돌아와 소파 위에 쓰러져있는 토도마츠를 발견했다.

 나는 그에게 다가가 수고했다는 의미로 상냥하게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처음에는 조금 쑥스러운 듯 고개를 옆으로 돌린 채 방 한 가운데 놓여 있는 탁자와 나를 번갈아 쳐다보던 그는 어느 순간 나에게 시선을 고정시켰다. 그리고 아무 말 없이 나를 지그시 올려다보았다.

 그렇게 몇 분이 흘렀다. 그때까지 아무런 반응이 없던 토도마츠의 입꼬리가 문득 씩─ 올라갔다. 어느덧 피곤함을 비추고 있던 그의 눈빛이 생기를 띠고 있었다.

 …

 …

 …

 "내가 이렇게 쳐다보는데도 계속 만지는구나."

 "안 돼?"

 "아니."

 한동안 그와 눈을 마주보고 있던 나는 얼굴이 점점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갑자기 시선을 피하는 것은 자신의 당황한 모습을 너무 대놓고 드러는 것 같아서 애써 그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귀."

 "귀?"

 "귀도 만져줘."

 아무리 내가 먼저 시작했다지만 대놓고 만져달라고 요구를 하다니. 그 대담함에 놀라움을 금치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나는 기꺼이 그가 원하는대로 해주었다.

 "네 손… 따뜻해서 기분 좋아."

 "그래? 다행이네."

 "넌 어때?"

 "나?"

 "기분 좋아? 나 만지는 거."

 "………"

 토도마츠의 머리카락은 정돈이 잘 되어 있어서 보기보다 상당히 부드럽다. 굳이 좋다/싫다중 하나를 선택하자면 당연히 좋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걸 떠나서, 그 부드러움 속에는 남녀간의 성적인 긴장감, 묘하게 야릇한 분위기가 있다.

 의도할 생각은 없었지만, 그의 눈빛이 계속 그런 기분을 느끼게 한다. 그래서 쉽게 손을 거둘 수가 없다.

 말로써는 꽤나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이다.

 "나도… 좋은 것 같아."

 "헤헷─. 다행이다."

 그가 내 머리카락을 손끝으로 살며시 쓸어넘기며 웃는다.

 하여간… 의외로 능글맞은 구석이 있다니까.


<제작> Copyright ⓒ 공갈이 All Rights Reserved.
<소스> Copyright ⓒ 카라하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