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절제없이 술을 마신 나는 몸을 제대로 가눌 수 없을 정도로 취했다. 내가 토도마츠의 부축을 받아 집으로 돌아갔을 때 다른 형제들은 모두 목욕을 하러 가고 없었다. 토도마츠의 배려를 받아 먼저 욕실을 사용하게 된 나는 대충 세안과 양치만 하고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 잠들었다.

 그로부터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모르겠다. 서서히 의식이 돌아오는 듯한 기분이 들었지만 술의 후유증이 전신을 강하게 짓눌러오는 탓에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두 눈을 감은 채 가만히 누워 있었다. 무언가 머릿속에서 끝없이 부유하는 듯하면서도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 머리가 깨질 듯한 두통만이 그 자리에 남아 있을 뿐이었다.

 그때 문득 머리맡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그리고 누군가 내 귓가에 속삭였다.

 “……해.”

 익숙한 목소리였지만 정확히 누구의 것인지는 알 수가 없었다.

 “……해.”

 단지 그 목소리는 굉장히 다정하게 들려왔다.

 “좋아해…….”

 눈을 뜨면 바로 얼굴을 볼 수 있을 것 같았지만 어째서인가 그럴 용기가 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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