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아─…"

 카운터에 기대어 능청스레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이며 준비했던 농담을 내뱉자, 그는 두 눈을 지그시 감으며 나를 외면하더니 별안간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위, 위험했다… 손님이 많지 않았기에 망정이지, 바빴을 때 터뜨렸으면 영락없이 머리에 꿀밤을 맞을 뻔 했어…' ─그렇게 생각하며 어색한 웃음을 짓고, 메뉴판을 훑어본다. 여기서는 아무거나 빨리 시키고 도망가는 것이 상책이다.

 "따뜻한 아메리카노 그란데사이즈로 주세요."

 "너 커피 많이 마시면 배 아프다 그러잖아. 톨로 마셔."

 "네."

 그래도 내 걱정을 해주는 거 보니, 화가 나지는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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