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

 "미팅 나가지 말라고."

 "왜?"

 "그게…"

 "내가 나가면 안 되는 이유 100가지만 대 봐."

 "……."

 …

 …

 …

 오늘 톳티가 미팅에 나간다는 오소마츠의 투덜거림을 듣고 방문을 열자, 아니나다를까 홀로 방에 남아 외출준비를 하고 있는 그의 모습이 보였다.

 그는 전날 다리미로 꼼꼼하게 다려놓은 와이셔츠를 옷장에서 꺼내고 있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듯, 하의는 이미 외출용으로 갈아입은 후였다.

 마음이 초조해진 나는 저도 모르게 방안으로 들어가서 그의 팔을 붙잡고 터무니 없는 말을 내뱉었다. 그리고 결국에는 입을 다물어버렸다.

 "대보라니까."

 "100가지는 무리야."

 솔직히 한 가지도 생각해낼 수가 없다.

 "그럼 갈래."

 …

 …

 …

 "내가 나가는 게 싫어?"

 시선을 바닥에 떨어뜨린 채 아무 말이 없는 나를 향해 그가 물었다. 나는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이렇게 하자."

 "?"

 "지금 당장 형한테 가서, 그 친구도 애인도 뭣도 아닌 애매한 관계 깨끗하게 정리해. 그럼 안 나갈게."

 "……."

 "못 하겠어? 사람에게 무언가를 요구하려면 먼저 그에 대한 대가를 약속해야지. 언제까지고 일방적인 관심을 받길 바라는 건 너무 이기적인 거 아냐?"

 이 드라이몬스터 같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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