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주머니의 심부름을 하기 위해 토도마츠를 따라서 역으로 나왔다가 볼일을 끝마친 뒤 정류장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를 기다리던 중이었다. 지루함을 느끼던 찰나 지난 날 토도마츠가 목욕탕에서 했다던 말을 문득 떠올린 나는 능청스레 웃으며 그 얘기를 꺼냈다.
“토도마츠는 참 대단해─. 어떻게 자신에 대해서 그렇게 당당히 룩스담당이라는 말을 할 수가 있어─?” “무슨 뜻이야.╬” “아니, 너희들 쌍둥이잖아. 게다가 일란성. 그런데 뭐가 다르다고…….” 나는 손으로 입을 가리며 웃음을 눌러참는 척했다. 처음 오소마츠로부터 그 얘기를 들었을 때는 실제로 폭소를 터뜨렸지만, 이번에는 그냥 토도마츠를 놀리고 싶은 것 뿐이었다. 그러나 가벼운 생각에 비해서 그가 내게 먹인 꿀밤은 상당히 묵직했다. “아야…….” “너 오늘따라 말 참 많다?” “그치만 토도마츠가 남자치고 드물게 발랄한 성격이라 눈에 띈다는 점 빼고는 딱히 콕 집어서 더 낫다고 할 만한 게 없는 걸. 그 발랄함도 취향 타는 부분이라 사람에 따라서는 별로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고, 금방 질릴지도.” “시끄러워!!! 뭐야, 꼭 이치마츠형처럼 말을 하고!!!” 나는 맞은 부위를 쓰다듬으면서도 푸핫 웃음을 터뜨렸다. 역시 이치마츠도 나와 같은 생각을 했던 건가. “애당초 너에게는 그런 말을 듣고 싶지 않아!!! 너야 말로 슬슬 본모습을 드러내는 게 어때?!!” “본모습이라니?” “네가 오소마츠형이나 카라마츠형에게 보여주는 모습은 전부 다 내숭이잖아!!! ‘(흉내)미안…… 발이 미끄러졌어…….’ 웃기지도 않아!!! 속으로는 느글느글 끈적끈적 야한 생각을 하고 있는 주제!!! 변태!!! 바보!!!” “윽!” 나는 토도마츠의 말을 듣는 순간 부정하지 못했던 자신에 대해서 때아닌 자괴감을 느꼈다. 마음 같아서는 당장에 반박을 하고 싶었지만 입술이 꿈틀거릴 뿐 말이 나오지 않았다. 거기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유치한 보복 뿐이었다. “실례!” 나는 토도마츠의 지갑을 재빨리 낚아챘다. 그리고 자신이 낼 수 있는 최대한의 속력으로 토도마츠로부터 달아났다. “자, 잠깐!!! 기다려!!! 지갑이 없으면 집에 돌아갈 수가 없잖아!!!” 때마침 기다리고 있던 버스가 정류장 앞에 섰다. “걸어가시지!” 토도마츠는 버스와 나를 번갈아보다가 에이씨 하고 중얼거리더니 결국 나를 뒤쫓기 시작했다. “별 걸 다 닮아요, 진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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