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흑… 흑…"
줄곧 챙겨보던 드라마의 마지막회가 방영하는 날. 이야기가 반쯤 흘렀을 때부터 눈시울이 뜨거워져 있던 나는 황혼의 바닷가를 배경으로 주인공 남녀가 서로를 끌어안는 장면에서 결국 눈물을 터뜨리고 말았다. 「다시는 너를 놓지 않을 거야.」어렸을 적 첫사랑의 추억을 안고 안타깝게 헤어지게 된 남자와 여자. 10여년 뒤 어른이 되어서야 겨우 재회하게 된 그들은 주변 인물들과 함께 온갖 갈등을 겪게 된다. 그리고 지금, 그 사랑이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 나는 바로 이 장면을 보기 위해 지금까지 그 많은 시간을 이 드라마에 투자해왔던 것이다."토도마츠 너도 핸드폰만 하지 말고 좀 봐봐. 너무 감동적이지 않아?" "별로…" 나는 눈물을 닦은 티슈를 바닥에 쌓아놓고 또다른 티슈를 두어장 뽑아서 코를 헹 풀었다. 내가 그러는 와중에도, 토도마츠는 휴대전화기의 액정만 쳐다보고 있었다. "내 눈에는 둘 다 미련해 보이는데." 그가 소파의 팔걸이에 기대어 앉아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어째서?" 나는 티슈를 쥐고 있던 손을 홱 내리고는 눈물로 얼룩진 얼굴을 하고서 그를 돌아보았다. "10년을 넘게 떨어져 살면서, 그것도 연락이 끊긴 상태로 상대방을 계속 기다리는 건 바보 같은 짓이야. 난 이해할 수 없어." 그는 휴대전화기를 테이블에 던져놓고서 그대로 소파에 드러누웠다. "정말 답답해… 한 번쯤은 주변을 둘러볼 수도 있는 거잖아. 그게 상대방을 배신하는 일이라고 생각하기라도 하나보지?" 이윽고 그는 두통이 이는 듯이 손을 이마로 가져갔다. "대체 왜 고집을 부리는 건데? 왜 지나간 추억 따위에 집착하냐고." "……."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문득 꽉 움켜 쥔 토도마츠의 손이 보였다. "정말 이해할 수 없어…" "형도… 너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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