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베타가 제일이야─. 구태여 소수의 집단에 속하는 걸 택할 필요는 없잖아? 평범하더라도 편하게 살자고─.”

 “그치만 단지 젠더를 타고났다는 이유만으로 알파가 사회에서 존중받는 건 조금 분하려나.”

 “분해할 것 없어, 차별이 무조건적으로 삶의 질을 좌지우지하는 건 아니니까. 알파는 인구의 15%밖에 안 되는데도 자살율이라던가, 전부 오메가 다음으로 높잖아?”

 확실히 알파가 오랜 시간 동안 지배계층에 속해왔다고는 하나 그들이 오메가의 상대라는 시점에서 두 젠더는 ‘별개’가 아닌 ‘한 묶음’으로 생각해야 한다. 알파와 오메가의 삶에는 가정폭력이라는 단어가 거의 수식어처럼 따라붙고, 러트나 히트싸이클 때문에, 한 순간의 실수 때문에 양쪽 모두를 망치게 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알파의 강제에 의해 각인을 당했을 때 오메가는 사랑도 없이 그저 증오심만으로 함께 살아야 하고, 설령 원해서 했다고 해도 사람의 마음은 때에 따라서 변하기 마련이다. 뒤늦게 후회를 한다고 해도 소용이 없다. 더군다나 알파에게는 다중혼제도가 있으니 당하는 입장인 오메가로서는 불행이 확정된 것이나 다름없다. 만약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 외에 다른 사람과 결혼을 한다면 도무지 자신이 그것을 견딜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지 않는다.

 “난 태어나던 순간부터 오메가였으니까 만약 내가 결혼을 하게 된다면 분명 상대방은 알파일 거라고 생각했어. 그런데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평생 각인하지 않고 페로몬 때문에 고생하더라도 차라리 베타와 사는 편이 나을지도 몰라. 자신이 베타가 될 수 없다면 그게 가장 나은 방법이니까.”

 “그래, 그래.”

 문득 토도마츠의 손이 뺨을 감싸온다.

 “그것도 한 번 진지하게 생각해 봐.”

 어쩐 일인지 그의 웃는 얼굴이 평소에 비해 상당히 상냥하다. 가만히 바라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점점 편안해진다. 뺨에 닿은 그의 손길도 기분이 좋다. 알파들에게서는 좀처럼 느낄 수 없는…… 따뜻한 체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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