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도 나는 친구의 등에 업혀 집으로 돌아가게 됐다. 단지 산책을 조금 했을 뿐인데 그것만으로 몸에 무리가 가서 쓰러져 버린 것이었다. 지겹도록 반복되는 일이었으나 딱히 자신의 삶이 원망스럽지는 않았다. 그래도 여전히 내 곁에 그가 있었기 때문에.
“미안…….” 이불에 누운 채 가뿐 숨을 몰아쉬고 있노라면 머리맡에서 그의 울먹이는 목소리가 들려 왔다. “정말 미안해……. 내가 나가자고 해서…….” 힘겹게 눈을 뜨면 이불을 꽉 움켜쥐고 있는 그의 두 손이 보였고, 천천히 시선을 위로 올려보면 눈물로 얼룩진 그의 얼굴이 보였다. 가슴이 아팠다. 그토록 해맑던 아이가 나 때문에 그런 표정을 짓는다는 것이, 나 때문에 눈물을 흘린다는 것이. 그래서 나는 그의 손을 붙잡고 남은 힘을 모조리 짜내어 말했다. “……서 다행이야.” “뭐……?” “죽기 전에…… 오소마츠와 만나서 다행이야…….” 그는 두 눈을 동그랗게 뜨며 놀랐다가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더 슬프게 울었다. 어린 나이에 친구로부터 그런 말을 들었으니 무섭기도 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에게 괜찮아질 거라는 단 한 마디를 해줄 수가 없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내 미래는 죽음 하나로 정해져 있다고 생각했으니까. 난 그저 그 울음소리를 가만히 듣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 … … “그로부터 줄곧 고민했었어. 그날 너한테 들었던 말을 형에게 전해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어렸을 때는 내가 형 대신 너무 엄청난 말을 들어 버린 것 같아서 무서웠고, 커서는 여전히 널 그리워하는 형에게 사실대로 말하는 게 무서웠어. 그때 그 애, 어쩌면 시한부였을지도 모른다고……. 지금까지 소식이 없다면 아마 죽었을 거라고…….” “그래…… 난 네가 진작에 죽은 줄 알았어. 네가 과거에 어떤 병을 앓았었는지, 어떻게 이겨냈는지, 자세한 건 모르고 알고 싶지도 않지만, 네가 다시 나타났을 때는 정말 놀랐어. 어디까지나 좋은 의미로 말이야.” “뭐가 어찌 되었든 간에 늦게라도 돌아와줘서 고마워. 만약 네가 돌아오지 않았더라면, 아마 나는 일생 고민하며 살아가야 했을 거야. 아니면 그때 너에게 들었던 말을 형에게 전하고, 형의 마음에 상처를 입히거나.” “어느 쪽도 내가 자처한 일이잖아…….” 줄곧 가슴속에 묻어왔던 이야기를 하나 씩 털어놓을 때 마다, 그의 옆 모습은 너무나도 쓸쓸해보였다. |
<제작> Copyright ⓒ 공갈이 All Rights Reserved. <소스> Copyright ⓒ 카라하 All Rights Reserv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