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훼농장이라고 해야 하나, 거기다 꽃과 나무를 심어 기르고 가게에서 좀 더 예쁘게 만들어서 파는 일을 하고 계셔─. 그리고─… 피아노도 무지 잘 치셔─. 가게 안의 작은 화원에 하얀 그랜드피아노가 있거든─. 가끔 손님이나 친지들에게 연주해주시는데, 엄청 듣기 좋아──."

 "꽃에 피아노라… 직접 뵌 적은 없지만 뭐랄까, 굉장히 점잖은 분이실 것 같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우리 아버지는 그 두 개에 전혀 흥미가 없으시고, 어렸을 때부터 축구나 야구 같은 스포츠만 좋아하셨대─."

 "원예와 스포츠를 동시에 좋아하는 건 상당히 드문 경우라고 생각했는데, 이제 이해가 되네. 쥬시마츠는 할아버지와 아버지 두 분을 다 닮은 거야."

 "응─. 나, 야구도 좋지만 할아버지의 가게에서 피아노 치는 것도 엄청 좋아해─!"

 "피아노도 치는구나."

 "말로는 불가능하지만 음악으로는 꽃과도 얘기를 나눌 수 있어─. 교감이라고 해야 하나─."

 "멋지다. 나도 해보고 싶어."

 "다음에 같이 연주할까─? 피아노 칠 줄 알아─?"

 "안타깝게도 몰라. 젓가락행진곡 정도는 칠 수 있지만."

 "진심만 있으면 뭐든 상관없어─. 하자, 하자─."

 "알았어. 약속."

 모두의 할아버지 되는 분의 앞에서 서투른 솜씨로 연주를 한다니 벌써부터 긴장이 된다. 그래도 쥬시마츠가 기뻐한다면 뭐, 그것으로 좋은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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