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울 때는 몸을 움직이는 게 제일이야─. 같이 야구 할래─?"

 "아니… 지금은 꼼짝도 하고 싶지 않아."

 "그래─?"

 줄곧 아랫층에 있다가 이제 막 방으로 돌아온 쥬시마츠는 안쪽으로 걸어들어와 소파에 앉고는 내 어깨에 팔을 둘렀다.

 "그럼 지금 여기서 몸이 따뜻해지는 거 할까─."

 의미심장하게 들려오는 그의 말에 당황하는 찰나, 문득 내 팔을 붙잡은 손에 힘이 들어갔다. 그리고 내 몸은 뻣뻣하게 굳었다.

 "……."

 "왜 그렇게 긴장해─? 무슨 생각하고 있어─?"

 "딱히 아무것도……."

 나는 내가 어떤 생각을 하게 될지 뻔히 알면서도 일부러 그런 말을 꺼내서 나를 놀리는 쥬시마츠가 얄미워서 일부러 고개를 숙이며 그와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분명 능글맞게 웃고 있을 것이었다. 천진난만한 웃는 얼굴과 대조적으로 농담에는 일가견이 있는 녀석이니까.

 "처음엔 조금 걱정했지만, 너는 나를 확실히 남자라고 생각하고 있구나─."

 그는 하하핫 웃으며 팔을 붙잡고 있던 손으로 내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조금 전까지 그를 얄미워하고 있던 나였지만 그 손길은 매우 상냥했다. 고개를 들어보니 그는 내 예상대로 웃고 있었다. 하지만 딱히 능글맞은 웃음은 아니었다. 그는 진심으로 기쁜 듯이 웃고 있었다.


<제작> Copyright ⓒ 공갈이 All Rights Reserved.
<소스> Copyright ⓒ 카라하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