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얼마 안 됐어─."

 "그래?"

 얼마 안 됐다고 말할 수 있는 정도라면 애당초 음─하고 고민할 필요도 없을 텐데. 딴청을 피우듯이 시선을 모로 돌리며 뒤통수를 긁적이는 모습만 봐도, 그가 솔직하게 말하는 것에 망설임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혹시 쥬시마츠가 좋아하는 그녀랑?"

 "응─. 뭐─…"

 그가 얼굴을 살짝 붉히며 탁상 위에 놓여 있던 자신의 컵을 들어 물을 한 모금 마신다. 목이 탈 정도로, 그렇게 곤란한 걸까. 내게는 그의 과거, 현재, 미래 그 어떤 것에도 관여할 자격이 없는데.

 "만약 그녀가 아닌 다른 사람이 쥬시마츠의 부인이 된다면 질투하겠다."

 "그럴 필요는… 없지 않을까나─."

 "어째서?"

 터무니 없는 대상에 감정이입을 해버리는 자신이 부끄럽다. 하지만 만약에 내가 그의 곁을 지키게 된다면, 나는 분명 질투한다. 솔직히 말해서 지금도 그다지 좋은 기분은 아니니까.

 "첫키스는 못 주더라도, 나, 그보다 소중한 것을 줄 수 있으니까─. 아직─."

 "아…"

 이 순간, '아직'이라는 말 한 마디에 나도 쥬시마츠 만큼이나 얼굴을 붉힌다. 딱히 내게 주겠다고 한 것도 아닌데 어째서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인지 모르겠다. 단지… 서로에게 특별한 의미를 가진 존재가 된다면 기쁘겠다는 생각이 들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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