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 '군'은 안 붙여도 돼─. 오히려 안 붙여주는 편이 좋은데──."

 여느 때와 다름없는 웃는얼굴로, 그는 긴 소매를 펄럭이며 말했다.

 "정말 그렇게 편하게 불러도 돼? 불쾌하지 않아?"

 "전혀─. 불쾌해할 이유가 없잖아─."

 "그런가…"

 일본인들은 엄청 가까운 사이가 아니면 이름을 부르길 꺼려하는 경향이 있으니 조심하자고 생각했는데… 쥬시마츠도 다른 형제들처럼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구나.

 "같은 집에 살고 있으면 그런 거 아무래도 좋지 않아─? '-군', '-군'하는 게 오히려 이상해─. 하하하하핫──!"

 "미안, 아직 이쪽 문화에 완전히 익숙해지지 않아서…"

 나는 어린시절 일본에서 살다가 한국으로 돌아갔고, 얼마 전 다시 일본으로 이주해왔다. 그다지 멀지 않은 과거의 일이다.

 흔히 이웃나라라고 말하지만 한국과 일본은 엄연히 문화가 다르기에, 그동안의 긴 공백은 사사건건 나에게 많은 이질감을 느끼게 했다.

 호칭 또한 그렇다. 여기서는 흔한 경우지만 한국에서는 동년배의 이름을 부를 때 그 사람의 성을 사용하거나 -군, -양이라는 말을 잘 사용하지 않는다.

 문화란 사소한 일일 수록 오히려 적응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

 "괜찮아, 괜찮아─. 그렇게 신경쓰지 않아도 돼─. 외국인이 가끔 실수한다고 해도 아무도 욕하지 않으니까──."

 "고마워, 쥬시마츠."

 이해심이 깊구나, 이녀석…

 "지금보다는 나중에 주의해야겠지──."

 "응?"

 "너─, 형하고 결혼할 거잖아─? 여기서 평생 살 거잖아──? 그렇게 되면 외국인이라고 해도 우리나라 사람이나 다름없으니까───."

 "아니… 어째서 그렇게 되는 건데……."

 "에─? 아니야──? 형 가지고 노는 거야───? 그런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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