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 우는 거야─? 밖에서 무슨 일 있었어─? 나쁜 짓이라도 당한 거야─? 왜 그래─? 응─?"
"쥬시마츠…!" 목끝까지 차오른 울음을 끝내 억누르지 못하고, 친구의 이름을 외치며 그의 품에 뛰어든다. 내 몸을 거뜬히 감싸는 든든한 두 팔과 그 안의 따뜻한 체온. 그것이 위태로이 떨리는 나의 마음을 안정시키면서도 그와 동시에 더 많은 눈물을 자아낸다. … … … 평소와 다름없이 장을 보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 큰길을 지나던 나는 문득 걸음을 멈추었다. 광장 한 가운데 놓인 분수대에 걸터앉아 있는 두 명의 남자. 그들의 대화를 우연히 듣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야, 넌 어떤 젠더로 변하고 싶냐?" "글쎄─… 알파가 되어서 편하게 사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만 난 역시 감마인 채로 좋아." 내게 알파처럼 냄새따위로 사람의 젠더를 알아보는 일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대화의 내용이나 아직 앳된 얼굴로 짐작컨대, 그들의 젠더는 아직 변화 전인 감마인 것 같았다. "어째서 오메가는 고려해보지도 않는 건데?" "그건 인간의 삶이라고 생각할 수 없잖아." 남자는 당연한 것을 뭐하러 묻냐는 듯이 실소를 내뱉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는 자신을 위해 거기서 가던 길을 계속 가야했다. 그러나 발이 움직이지 않았다. 그들의 말을 듣고 가슴이 욱씬거렸다. 하지만 오메가의 삶이 대부분 비극적이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고, 사람은 모두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다. 거기서는 참는 수 밖에 없었다. "인권운동을 하는 오메가들은 알파를 짐승이녜 뭐녜 욕하지만 말야. 현실을 봐. 녀석들은 그냥 알파의 XX홀이야. 짐승 이하의 무생물이라고." "너무하네… 나중에는 자기도 오메가가 될지 모르는데 그렇게 말해도 되는 거냐, 너." "재수없는 소리하지 마. 오메가가 되면 차라리 자살할래." "나도 다른 건 다 상관없지만 오메가 만큼은 절대 싫어." 물론 그 사람들은 내 존재를 알아차리지 못한 채, 평범하게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도 그들의 웃음소리는 마치 나를 조롱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슬픔과 분노를 억누르기 위해, 나는 떨리는 두 손을 꽉 쥐고 입술을 깨물었다. 그런데도 눈물이 터져나왔다. … … … 어째서 나는 이렇게 태어난 걸까. 어째서 당연한 듯이 이런 수모을 받아들여야 하는 걸까. 만약 그들의 말대로 이것이 인간 이하의 삶이라면 계속 이어나갈 필요가 있을까. 진작 그만두었어야 했던 게 아닐까. "흐으윽… 흑… 읏…" 내 울음소리가 격해질 때 마다 쥬시마츠는 나를 더욱 강하게 감싸안는다. 그리고 내게 무슨 일이냐며 재차 묻는다. 그러나 이런 치욕스러운 이야기를 그에게 말할 수 있을 리 없다. 다른 사람들은 그렇다 쳐도 나에게 가장 가까운 사람, 소중한 친구에게 만큼은 결코 그런 식으로 비치고 싶지 않다. 비극적인 삶을 살아가는 오메가가 아니라, 그저 평범한 내가 되고 싶다. "울지마─ 뚝─." 토닥토닥, 그가 부드러운 손길로 내 등을 도닥여준다.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그 작은 위로가 어떤 말보다도 상냥하게 마음을 어루만진다. "괜찮아, 괜찮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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