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

 "너희는 언제나 머리를 차분하게 내리고 있잖아. 가끔은 시원하게 이마를 드러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어서."

 '그리고 너희를 구분하기가 한결 수월해질 것 같아서.' ──속으로 중얼거리며, 나는 장을 보러나갔다가 사온 남성용 왁스의 뚜겅을 열어 쥬시마츠에게 냄새를 맡아보게 했다.

 "괜찮지?" 내가 묻자, 그는 달달하면서도 상큼한 사과향이 마음에 들었는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만져줄 테니까, 잠깐 뒤돌아서 앉아봐."

 "넵─!"

 "움직이면 안 된다?"

 "알겠 머슬─!"

 언제나 기운이 넘치는 쥬시마츠도, 내가 그의 머리를 손보는 동안에는 얌전히 있어주었다.

 "다 됐어."

 쥬시마츠의 원래 헤어스타일은 목덜미부분이 짧아 약간의 볼륨감이 있는 생머리이다. 그래서 나는 그의 머리카락에 전체적으로 컬의 느낌을 주고, 앞머리를 올린 듯한 느낌을 내기 위해 약간 세워서 뒷쪽으로 넘겼다.

 "어때?"

 내가 거울을 보여주며 묻자, 그는 헉 하고 놀라다가도 이내 환하게 웃으며 소매를 펄럭였다.

 "좋아좋아좋아─."

 펄럭펄럭펄럭─.
 나는 저도 모르게 따뜻한 웃음을 지었다가 서둘러 손으로 입을 가렸다. 기뻐하는 쥬시마츠가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게 느껴졌지만 그것을 겉으로 드러내버리면 저번처럼 그가 불쾌해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이거 정말 시원하다─. 여름에는 항상 이렇게 하고 다녔음 좋겠어─."

 "원한다면 내가 언제든지 해줄게."

 "응─!"

 하지만 역시. . . . 귀여운 것은 귀여운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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