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질 테니까! 잘 받아─?"

 "으, 응…"

 쥬시마츠와 함께 야구를 하게 된지도 제법 오랜 시간이 흘렀다.

 지금까지는 캐치볼을 할 때 언제나 10m의 거리를 유지해왔지만.

 이제는 어느정도 여유가 생겨서, 처음으로 15m에 도전하게 됐다.

 야구마니아인 쥬시마츠는 여전히 즐거워보이지만, 나로서는 긴장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혹시라도 실수를 하게 되면 어쩌지, 하고.

 …

 …

 …

 "간다─!"

 쥬시마츠의 공은 아마추어 치고는 상당히 빠른 편이다.

 기본적으로 일반인들의 몇 배는 튼튼한 팔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요령만 잡히면 수준급의 투수가 될 것이다.

 반면에 나는, 그와 야구를 시작하기 전까지 야구공을 손에 잡아 본적도 없는 초보중의 초보이다.

 그런데 포수의 역할을 해내려니, 손에서 불이 다 날 지경이다.

 …

 …

 …

 "위쪽인가!"

 깔끔한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오는 야구공의 방향을 따라, 글러브를 낀 손을 움직인다.

 이대로라면 분명 받아낼 수 있다.

 하지만…

 "앗?!"

 정궤도로 날아오던 공이 갑자기 아래로 쑥 내려간다.

 "변화구?!"

 의도한 건지, 단순한 우연인 건진 몰라도, 하여튼 장난이 아니다.

 도저히 시간 내에 방향을 바꿀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퍽─!!! 하는 경쾌한 소리와 함께 하늘이 시야를 슥 지나가는가 하면, 어느덧 까슬까슬한 모래가 뺨에 닿아오는 것이 느껴진다.

 결국 공을 받아내지 못하고, 그대로 쓰러지고 말았다.

 …

 …

 …

 "괜찮아?!!! 미안!!! 정말 미안!!! 죽지마아아아!!!!!!"

 "…….쥬, 쥬시…마츠."

 맑은 하늘을 배경으로,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만 같은 표정의 쥬시마츠가 보인다.

 하필이면 명치를 맞는 바람에, 숨이 턱 막혀서 말을 제대로 할 수가 없다.

 괜찮다고, 걱정말라고, 안심시켜주어야 하는데.

 …

 …

 …

 "미안!!! 미안해!!! 다신 캐치볼 하자고 안 그럴게!!! 죽으면 안 돼!!!!!"

 "……."

 무지 아프긴 하지만 그래도 죽을 정도는 아닌데.

 정신이 흐릿한 와중에도 입가에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쥬시마츠는 나를 소중히 하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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