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처음이라면 비교적 음계가 적은 악기를 고르는 게 좋다고 생각해─. 오카리나라던가, 우쿨렐레라던가─."

 "오카리나는 그렇다쳐도 우쿨렐레는 작은 기타 같은 것 아냐? 어렵지 않을까?"

 "카라마츠형에게 가르쳐달라고 하면 되잖아─. 형은 기타밖에 치지 않지만 기본적으로 다루는 법은 같으니까─."

 우쿨렐레라…….

 별로 자신은 없지만 기왕 마음을 먹었으니 용기를 내서 장만해볼까.

 쥬시마츠의 말대로 카라마츠에게 도움을 받으면 배우기 한결 수월해질 것 같고.

 "내일 악기점에 가봐야겠다."

 "나도 같이 갈게─."

 "고마워."

 나는 대답을 한 뒤 한동안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 없이 손가락을 꼼지락거렸다. 쥬시마츠가 그런 나를 의아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저기…"

 "응─?"

 "나중에 실력이 조금 붙으면 말야… 쥬시마츠와 같이 연주하고 싶어."

 아직 악기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나로서는 선뜻 그런 말을 꺼내는 것이 망설여졌다. 하지만 나는 얼굴을 붉히면서도 말해야만 했다. 그것이 애당초 내가 악기를 배우고 싶다고 생각했던 이유이기 때문이었다.

 누구나 한 번쯤은 로망을 가져볼 법한 아름다운 그랜드피아노. 아마도 내게는 앞으로도 평생 그것을 연주하게 될 날이 오지 않을 것이다. 적어도 그 선율에 나의 선율을 더할 수 있다면, 나는 그것만으로도 만족한다.

 쥬시마츠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나를 향해 환하게 웃어보이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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