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쥬시마츠에게 말해두었으니 곧 그가 오겠지. 나는 조금 전까지 꿈에서 보았던 광경을 떠올리며 창밖으로부터 들려오는 참새의 울음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비록 먼저 잠을 깨긴 했지만 기껏 그런 약속을 받아놓고 그냥 일어나자니 왠지 아까운 기분이 들었다.
쿠당탕탕탕─… "좋은 아침, 쥬시마츠." "형도 좋은 아침, 2루, 3루, 홈, GET TO──!!!" "또 침세례냐……. 아무래도 좋다만……." 쥬시마츠는 오늘도 텐션이 높구나. 나는 베개에 얼굴을 묻은 채 피식 웃음을 내뱉었다. 이윽고 다다다다다다─ 하고 복도를 내달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저기─, 일어났어─? 아직 자고 있어─?" "나인데─. 그만 일어나─. 일어나서 같이 밥 먹자─." 평소라면 형제들 중 누군가 '나인데'라고 말했을 때 그 사람이 누구인지 곧바로 알아보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쌍둥이니 무의미하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사람이란 언제나 청각보다는 시각에 집중을 하게 되기 마련이니까. 얼굴이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목소리만 들릴 때는 오히려 분간을 하기가 쉬웠다. 쥬시마츠는 언제나 한결같은 밝고 명랑한 그 느낌으로 알 수 있었다. 듣는 순간 '아 쥬시마츠구나─.' 라는 생각이 든달까. "있잖아, 있잖아─. 아침이야─. 모두 기다리고 있어─. 일어나, 얼른──." "……." "일어나지 않으면 들어간다─?" 드르륵─. 미닫이문이 열리는 소리에 이어서 쥬시마츠가 이불을 밟으며 내 머리맡으로 걸어오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의 시선을 느낀 나는 '으음…'하고 그제서야 일어난 척을 했다. 그는 이불 위에 무릎을 대고 앉아서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창문을 가려서 그에게는 그림자가 드리웠지만, 그의 주변을 비추고 있는 환한 빛에 눈을 뜨기가 어려웠다. "좋은 아침─! 오늘은 잘 잤어─?" "응." 최근들어 매일 아침 일어나는 것이 괴로웠기에 그런 생각을 하게 됐다. 눈을 떴을 때 무엇보다 먼저 쥬시마츠의 웃는 얼굴을 본다면 굉장히 기분이 좋을 것 같다는. 내가 혼자 충분히 일어날 수 있었음에도 일부러 쥬시마츠에게 깨워달라는 부탁을 했던 것은 그 때문이었다. 사람의 웃음은, 아니, 쥬시마츠의 웃음은 여러가지 의미로 대단했다. 직접 그러한 광경을 보게 되니,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아침이 즐거워진 듯한 기분이 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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