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창문 틈으로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고 새의 지저귐이 들려온다. 이치마츠는 창가에 앉아 이제 막 불을 붙인 담배를 입에 물고 바깥풍경을 바라보고 있다. 그는 오소마츠나 쵸로마츠가 없을 때면 종종 이렇게 내가 같은 공간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담배를 피운다.

 하얀 연기가 서서히 공기에 스며들어 방 안을 가득 채운다. 나는 손으로 입을 가리며 작게 기침을 했다. 하지만 구태여 불만을 늘어놓지는 않았다. 애당초 이곳은 내 집이 아니고, 내가 이치마츠의 방에 멋대로 들어앉은 것이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그는 내가 이곳에 살게 된 이래 단 한 번도 내 방에 발을 디딘 적이 없었다.

 이치마츠는 다른 형제들과 달리 자신의 행동에 대해서 다른 사람의 시선을 크게 의식하지 않는다. 처음에는 영락없이 바깥에 있을 때도 길에서 아무렇지 않게 피워대는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내가 지켜본 바, 이치마츠는 꽤 모범적인 흡연자이다. 공공장소에서는 피우지 않고, 부득이하게 길에서 피우게 되면 주변에 사람이 있는지 확인한다. 담배꽁초는 꼭 재떨이에 버리고, 없으면 상자 안에 넣어두었다가 나중에 버린다.

 거기에 그 나름대로의 배려도 몇 가지 있다. 가령 연기를 뱉을 때 고개를 다른쪽으로 돌린다던가, 바람의 방향에 따라 자리를 옮긴다던가. . . . 아주 가끔이지만, 내가 나타나면 그 자리에서 한창 피우고 있던 담배를 재떨이에 짓이겨 끄기도 한다. 그렇지 않았더라면 다른 것을 다 떠나서, 나도 진작에 오소마츠나 쵸로마츠처럼 그에게 핀잔을 주었을지도 모른다.

 이치마츠의 행동들은 딱히 가식에 의해 나오는 것이 아니다. 비록 사소한 것이지만, 나는 무뚝뚝한 그에게도 분명 상냥한 구석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치마츠."

 "아─?"

 그가 고개를 돌려 나를 보며 내 부름에 답한다. 담배를 물고 있어 살짝 드러난 치아가 하얗고 깨끗하다. 평소 그렇게 피워대는데, 혹시 흡연 뒤에 따로 관리라도 하고 있는 걸까? 생각해보면 이치마츠는 담배를 피운 직후가 아니면 딱히 냄새를 풍기지도 않는다. 불과 얼마 전에 바뀌어서 아직은 조금 낯설게 느껴지는 바디샴푸의 향기만 은은하게 남아 있을 뿐. 그 또한 이렇게 옆에서 담배를 뻑뻑 피워대는데도 내가 그에게 큰 반감을 갖지 않는 이유중의 하나일 것이다.

 "넌 평생 혼자 살거라고 하긴 했지만… 만약 결혼하게 되면, 아이가 생기잖아."

 이치마츠는 내가 말을 이어나가려는 찰나 혀를 쯧, 차더니 귀찮다는 듯이 나를 외면했다.

 "일어나지도 않을 일로 잔소리 하지마."

 "그냥 물어보는 것 뿐이야. 아이가 생기면 그때는 끊을 거야?"

 "당연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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