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 연습?"

 "키스연습."

 노을이 내려앉은 텅 빈 놀이터의 벤치에 앉아 한가로이 시간을 보내던 중. 고양이를 끌어안고서 사념에 잠겨 있던 이치마츠에게, 나는 가히 놀라울만한 말을 꺼냈다. 지난번 나를 부끄럽게 만든 복수다. . . . 그렇게 생각하며 속으로 웃음을 짓노라면, 그가 고개를 들어 의아한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내 예상 외로 크게 당황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연습이라면… 뭐, 좋아."

 "에?"

 내가 어떤 말을 꺼내기도 전에, 이치마츠는 한 손으로 나의 뺨을 감싸며 내게 키스를 해왔다. 그리고 잠시 입술을 떼며──

 "닫지 마." ──나지막이 말하고는, 조금 더 가까이 내게 다가왔다.

 나는 어쩔 줄을 몰라하다가 저도 모르게 이치마츠의 말에 따랐다. 그러자 그가 내 팔을 강하게 붙잡았다. 이윽고 뜨겁고 매끈한 혀의 감촉이 느껴졌다. 빠른 속도로 신체에 퍼져나가는 긴장감이 심장을 난폭하게 눌러대는 것만 같았다. 뜨거운 열기도 있어서, 어느순간부터인가 숨을 쉬기가 힘들었다.

 내가 버티지 못하고 뒤로 물러나자, 이치마츠는 말 없이 나를 바라보다가 시선을 내렸다. 그리고 천천히 내 스카프를 풀었다.

 "뭐…"

 "쉿─."

 그는 스카프의 양끝을 잡고 나를 끌어당겼다. 그런 다음에는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내 목에 키스를 이어나갔다.

 "이, 이거 연습이지?"

 "응." 그의 대답은 매우 짧았다. 평소와 다름없는 템포의 목소리에서 약간의 권태가 느껴졌다.

 "연습으로 이렇게까지 할 필요는…"

 "상대해줬으니까 답례."

 "답례라니…"

 진지함보다는 장난에 가까운 움직임인데도, 내 몸은 그에게 필요이상으로 민감하게 반응했다.

 "잠깐… 읏…!"

 저도 모르게 입 밖으로 새어나간 소리에 당황할 새도 없이 그가 나를 끌어안았다. 한 쪽 팔로 내 허리를 끌어안고, 한 쪽 팔로는 내 어깨를 끌어안고, 큰 손으로 상냥하게 내 머리를 받쳐주었다. 뜨거운 숨결이 목을 감싸고, 그 이상의 짜릿한 쾌감이 나를 점점 구석으로 몰아넣었다. 그런 생각을 할 여유도 없었지만, 더 이상 피할 곳이 없었다.

 "처음이야."

 "네 냄새를 이렇게 가까이에서 제대로 맡는 건."

 "나 지금… 처음으로 알파가 되어서 기쁘다고 생각했어."

 "정말 처음으로."

 이치마츠가 평소 자신의 젠더에 반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던 나는 돌연 생겨난 의아함에 정신을 차렸다. 문득 그의 손에서 미세한 떨림이 느껴졌다. 스스로도 자신의 머릿속에 그런 생각이 들었다는 사실이 상당히 놀랍고, 납득할 수 없는 모양이었다.

 "너…" 그는 어깨를 들썩이며 실소를 내뱉었다. 그리고 그대로 쓰러지듯이 내 어깨에 이마를 기대었다.

 "실은 정말 무서운 여자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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