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상가에서 여기까지 계속 뛰어온 거야?"
"응. 진짜 무서워 죽는 줄 알았어." … … … 지금으로부터 약 한 시간 전. 장을 보러 나갔다가 건어물을 사서 평소 이치마츠가 자주 들르는 골목길로 향했다. 그런데 골목길 입구에서부터 고양이 한 마리가 모습을 나타내더니 마치 나를 이끌려는 듯이 앞으로 뛰어갔다가 뒤를 돌아보기를 반복했다. 처음에는 의아하게 생각했지만, 동물의 마음을 읽을 수 있을 리 만무. 나는 그러느니 하며 골목길 안으로 들어섰다. 그리고 그곳에서 겁에 질려있는 오메가와 그를 둘러싼 세 명의 알파들을 발견했다. 나는 그쪽에서 나를 알아차리기 저에 서둘러 모퉁이에 숨은 뒤 경찰에 신고를 했다. 그러나 그들이 우성인 내 냄새를 맡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넌 뭐야?" "저… 그러니까… 지나가던 행인인데요." "좋은 냄새 풍기고 있네. 잠깐 일로 와 봐." "죄송합니다. 제가 지금 좀 바빠서…" "야!!! 어디가?!!" 건장한 체격의 남성체 알파에게 붙잡힌 나는 그대로 골목길 안쪽으로 끌려들어갔다. 이미 그들에게 붙잡혀 있던 오메가여성은 여전히 겁에 질려있었고, 작은 목소리로 '미안해요', '미안해요'하고 끝없이 중얼거렸다. "너 말투가 조금 어눌한데. 혹시 외국인?" "네, 네… 뭐 문제라도…?" "아니, 오히려 좋아. 외국인은 실종신고가 들어가도 못 찾는 게 대부분이니까." "네? 실종이요? 그런… 농담도 참… 하하하……." 재밌다는 듯 조소를 내뱉던 알파는 머지않아 표정을 싹 바꾸며 나를 벽으로 내팽겨쳤다. "어, 어이쿠! 이거 왜 이러세요." 나는 끝까지 침착함을 유지하려 애쓰며 겁에 질린 여성을 뒤로 보낸 뒤 난폭한 알파들과 마주섰다. 다리가 후들후들 떨렸지만 두려움을 겉으로 드러내면 정말 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보아하니 세 분 다 러트중은 아니신 것 같은데… 지금 이러는 거, 그냥 쓰레기짓인 거 아시죠?" 이치마츠는 단순히 낯가림쟁이에 귀챠니즘을 가진 바보일 뿐. 진정한 사회의 쓰레기는 따로 있다. 그 순간 그 사실을 정말 뼈저리게 느꼈다. "설령 여기서 네가 죽는다고 해도 우린 감방에서 1~2년 살다 나오면 그만이야. 아니면 돈을 주고 바로 풀려날 수도 있고." 알파는 두 눈에 하늘까지 치솟을 듯한 오만함을, 씩 올라간 입꼬리에 도저히 사람의 것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잔인함을 띠고 있었다. 보나마나 있는 집 자식으로 태어나 누군가에게 꾸중 한 번 듣지 않고 자란 도련님이겠지… "너희 같은 놈들 때문에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세상이 변하지 않는거고, 너희 같은 놈들 때문에 알파들이 싸그리 욕을 먹는거야. 이 더러운 놈들!" 내가 바닥에 침을 뱉자, 그들은 성난 짐승이 으르렁거리듯이 내게 다가왔다. 문득 골목길 안으로 들어온 한줄기 햇빛에 날카로운 이빨이 반짝이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멀리서부터 사이렌소리가 들려옴과 동시에 그들은 짧은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사라져 버렸다. 나와 함께 있던 오메가여성은 눈물로 얼룩진 얼굴에 떨리는 목소리로 연신 고맙다며 고개를 숙이더니 도망치듯 골목길을 빠져나갔다. 다리에 힘이 풀려 바닥에 주저앉아 있노라면, 골목길 앞에서 이상한 행동을 보였던 고양이가 '야옹─'하고 울음소리를 내며 내게 다가왔다. "내게 위험하다고 말하고 싶었던거구나… 고마워…" 나는 가방 안에서 건어물을 꺼내 주고서 고양이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그것이 조금전까지 내가 숨도 쉬지 않고 이치마츠에게 늘어놓았던 일화이다. … … … "조막만한 게 오지랖은 넓어가지고. 너까지 큰일 당했으면 어쩔 뻔했냐?" "그러게… 아직도 가슴이 벌렁거린다." "다음부턴 나랑 같이가." "아니, 이치마츠도 오메가잖아. 둘 다 위험해질걸." "나 그 정도로 약골은 아니야. 뭣하면 한 명이 주의를 끄는 동안 다른 한 명이 고자킥을 날리면 되잖아." "그렇네. 우리 팀플레이 꽤 강하니까." … … … "그 건어물 잘 숨겨놔. 썩을 장남이 또 쳐묵쳐묵하기 전에." "응, 그래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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