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탁상 앞에 앉아 책을 읽고 있다가 무심코 이치마츠에게로 시선이 향했을 때, 나는 이치마츠가 손에 움켜쥔 무언가를 지그시 쳐다보고 있는 모습을 보고는 의아함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자세히 보니, 그는 무언가를 움켜쥐고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손톱을 보고 있었다. 척 봐도 길고 지저분한 것이, 관리가 필요한 것 같았다.

 "하아─…"

 한참동안 그렇게 자신의 손톱을 바라보던 이치마츠는 조용히 손을 내리고서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문득 그의 미간이 살짝 좁혀졌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아무렇지 않다가 갑자기 심경이 변한 것으로 보아, 딱히 고민이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 그것은 무언가를 상당히 꺼려하는 듯한, 그래서 망설이고 있는 사람의 표정이었다.

 "이치마츠."

 "응?"

 "내가 손톱 깎아줄까?"

 "아, 아니."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물어본 것이었는데, 예상했던 대로 그는 당황했다. 이유는 손톱에 있었다.

 "좋은 게 있어. 나도 카라마츠에게 빌린 거지만…"

 나는 나중에 사용하려고 주머니에 넣어두었던 작은 포켓을 꺼내 이치마츠에게 다가갔다.

 "이걸로 깎아줄게."

 내가 가까워질 수록, 이치마츠의 얼굴은 점점 사색이 되어갔다. 손톱깎기를 꺼내드는 순간에는 당황스러움과 놀라움을 넘어 경악에 가까운 반응을 보였다. 확실히 그는 내가 하려는 행위를 극도로 꺼려하고 있었다. 빈틈을 보이면 그대로 나를 지나쳐 도망을 칠 것 같았다.

 "이치마츠 너 손톱 깎는 거 무서워하는구나─?"

 "아니야. 무서워하는 게 아니라 싫어하는 거야!"

 "어째서? 딱히 아픈 것도 아닌데."

 "아프지 않지만… 느낌이 이상하단 말이야."

 "어떻게 이상한데?"

 "사, 살점이 떨어져나가는 것 같아… 소름끼쳐…"

 "아하하하하핫─!"

 "웃지 마!!!╬"

 정말 생각치도 못했던 부분에서 이치마츠의 귀여움을 발견한 나는 천장이 떠나가도록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그리고 잠시후, 표정을 180도 바꾸고는 포켓 안에서 손톱깎기를 꺼내들었다.

 "자, 깎자."

 "싫…"

 당연히 이치마츠는 저항했지만, 결국 내게 손을 붙잡히고 말았다.

 "손톱은 그때그때 깎아주지 않으면 안 돼."

 "싫어… 싫다고…"

 "어허! 가만히 있어."

 틱─.

 "으으… 으으으아…"

 틱─.

 "금방 끝나, 금방 끝나."

 틱─.

 "아아…싫어어… 그만해…"

 …

 …

 …

 사람의 트라우마를 조롱해선 안 된다는 걸 알고는 있지만… 도저히 웃음이 나오는 것을 참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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