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일어나 마당의 낙엽을 쓸고, 아주머니와 함께 음식을 만들고, 모두를 깨우기 위해 허리에 앞치마를 맨 채 2층으로 통하는 계단을 뛰어오른다. 문득 시야가 어두워져 고개를 들어보니 이치마츠가 내 앞에 서 있다. 나는 뜀박질을 멈추고 그를 바라보았다.

 "잘했어."

 이치마츠가 내 머리카락을 살짝 흩트려놓으며 말했다. 그의 손은 천천히 내 목을 타고 흘러내려 어깨 위에서 멈추었다. 예쁜 보라색의 스카프가 이치마츠를 반기듯이 그의 손가락을 감쌌다.

 "설마 다시 돌려주는 것은 아니겠지 하고 걱정했었는데."

 "……."

 "이제 안심이야."

 이치마츠는 차가운 손으로 내 귓불을 만지다가 그대로 상체를 숙여 조용히 숨을 들이마셨다. 내 체취를 맡는 것이었다.

 "오늘은 네 냄새가 조금 다른 것 같은데." 그가 말했다.

 나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냥 기분 탓이겠지?"

 쪽─. 뺨에 가볍게 입을 맞춘 뒤, 그는 나를 지나쳐 1층으로 내려갔다.

 …

 …

 …

 기분탓이 아니다.

 그도 그럴 것이 오늘의 나는─.

 이렇게나, 이치마츠의 색으로 짙게 물들어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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