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이 바뀌면서 추위가 물러가고 그토록 기다리던 따스한 기후가 찾아왔다. 조금 늦은감이 없잖아 있지만 솜이불을 집어넣고 얆은 것을 꺼내야 한다. 아주머니께 여쭤본 바로는, 남자들의 방 붙박이장 안에 들어있다고 한다.
드르륵─. 모두가 외출한 방 안에는 조용한 적막이 맴돌고 있다. 나는 작게 한숨을 내쉰 뒤 이불을 꺼내기 위해 붙박이장 앞으로 걸어가 문을 열었다. 그리고 그 순간, 캄캄한 어둠속에서 무언가 꿈틀거리는 것을 보고는 흠칫 놀랐다. 이치마츠가 그 안에 웅크려 누워서 낮잠을 자고 있었다. 어린아이처럼 살짝 상기된 뺨과 새근새근 들려오는 숨소리. 한동안 그의 모습을 흐뭇하게 쳐다보고 있던 나는 문득 졸음이 밀려와 하품을 했다. 붙박이장 안은 좁지만, 그래도 이불이 깔려 있어서 꽤 포근해보였다. 이치마츠의 옆에 누워서 잠시만 눈을 붙이고 싶었다. … … … 결국 안으로 들어와버렸는데, 괜찮은 걸까. . . . 최대한 숨을 죽이긴 했지만 이치마츠는 둔탱이 오소마츠와 달리 신경이 예민한 편이다. 아니나다를까, 그가 몸을 뒤척이다가 잠에서 깨어나 눈을 뜬다. 캄캄하긴 해도 워낙 가까이에 있어서 알 수 있다. 아직 몽롱한 상태인 그의 작은 신음이 그대로 들려온다. 친구라 편하다는 이유로 함께 잠을 잔 적도 몇 번 있었지만… 새삼 얼굴이 뜨거워진다. "여기서 뭐해?" "널 보고 있자니 졸려서." "흐응─…" 이치마츠는 그것으로 아무래도 좋다는 듯 내게 팔을 내어주고는 다시금 눈을 감았다. 그리고 내 몸을 베개삼아 꼬옥 끌어안았다. 조금 무거웠지만 체온이 뜨거워서 기분이 금새 나른해졌다. |
<제작> Copyright ⓒ 공갈이 All Rights Reserved. <소스> Copyright ⓒ 카라하 All Rights Reserv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