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발이 이게 뭐야. 완전 더럽잖아."

 "슬리퍼를 신고다녔더니 흙먼지가 좀 묻었어."

 "가서 씻고 와."

 "귀찮아."

 나는 나른함에 하품을 지으며 이치마츠의 발을 쳐다보았다.

 "그러고보니, 이치마츠는 언제나 슬리퍼잖아. 그런데도 깨끗하네."

 "어렸을 때부터 결벽마츠에게 하도 잔소리를 들어서 외출 후에 닦는 게 습관이 됐어. 그 상태로 계속 있으면 너도 한 소리 듣게 될 걸."

 "…하는 수 없지."

 쵸로마츠가 잔소리를 하는 건 딱히 아무래도 좋지만, 일부러 그런 상황을 만들어낼 필요는 없다. 그도 피곤할 테니까.

 …

 …

 …

 …그런데, 어째서 이런 상황이 되어버린 거지?

 "물 온도는 어때?"

 "딱 좋아."

 욕조에 걸터앉아, 자신의 앞, 한쪽 무릎을 바닥에 대고 앉아 있는 이치마츠를 지그시 내려다보며 대답한다. 그는 지금 따뜻한 물로 가득 채워진 대야에 두 손을 집어넣고, 내 발을 직접 씻겨주고 있다.

 "저기, 이치마츠… 이치마츠는 친구를 위해서 이런 일까지 할 수 있는 거야?"

 "할 수 있달까, 하고 있잖아."

 "어째서 나한테?"

 "가끔 무는 걸로 상처를 내는 게 미안해서. 별로 신경쓰지 마."

 "……."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발을 씻겨주는 건 어떨까. 그것은 보통 부부사이에도 잘 하지 않는 일이다. 이유라면 남자들의 시덥잖은 자존심 때문이라고 생각하지만, 뭐, 그게 동양의 고질적인 문화니까. 딱히 나쁘다던가, 그런 식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

 "자, 깨끗하게 됐어. 시험삼아 핥아볼까?"

 "아니, 아니, 아니. 괜찮아. 네가 깨끗하다면 깨끗한 거겠지."

 "왜, 좋잖아. 여왕님이 된 기분. 네 반응을 보니 그런 취미가 아예 없진 않은 것 같은데."

 나는 뭐라고 대답해야 좋을지 몰라 입을 다물었다.

 "나 말야. 최근 M의 기분인데…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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